대학병원 갔다가 1시간 만에 식물인간 돼…법원, “5억 7천만 원 배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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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갔다가 1시간 만에 식물인간 돼…법원, “5억 7천만 원 배상하라”

2023. 12. 19 11:5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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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측 과실과 뇌 손상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

인천지방법원 전경

신장 치료를 위해 인천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1시간도 채 안 돼 식물인간이 된 남성에게 병원이 5억 7,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14부(김지후 부장판사)는 피해자 A(43)씨가 대학병원을 운영하는 모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A씨에게 위자료 등 명목으로 5억 7,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대학병원 의료진이 기관삽관을 하는 과정에서 경과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았다”는 A씨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신장이 좋지 않았던 A씨는 4년 전인 2019년 4월 아버지와 함께 인천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에 그는 1주일 동안 하루에 10차례 넘게 설사하고, 이틀 전부터는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왔다. 2013년 폐렴으로 입원한 적이 있는 A씨는 “신장 치료를 위해 조만간 혈액투석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응급실에서 잰 A씨의 체온은 40도였다. 분당 호흡수도 38회로 정상 수치(12∼20회)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다.


A씨가 의식마저 점차 잃어가자, 의료진은 마취 후 기관삽관을 했다. 이어 곧장 A씨에게 인공호흡기를 부착했으나 5분도 지나지 않아 심전도 기계의 그래프가 멈췄다. 심정지 상태가 된 것이다.


병원 응급구조사가 급히 흉부 압박을 했고, 의료진도 A 씨에게 수액을 투여한 뒤 심폐소생술을 했다. 다행히 A씨의 심장 박동은 살아났으나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반혼수 상태에 빠졌다. 응급실에 걸어서 들어간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은 때였다.


이후 그는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한 ‘식물인간’이 상태가 됐다.


A씨의 아버지는 2020년 5월 변호인을 선임하고 “총 13억 원을 배상하라”며 대학병원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의 변호인은 소송 과정에서 “환자가 의식이 있는데도 의료진이 불필요한 기관삽관을 했고, 기관삽관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지 않는 등 경과 관찰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당시 의료진은 신장 기능이 떨어진 A씨의 상태를 고려해 일반 환자보다 더 각별하게 주의해 호흡수·맥박·산소포화도 등을 기록하며 신체 변화를 관찰했어야 했는데도, 기관삽관을 결정한 후부터 심정지를 확인한 15분 동안 A씨의 상태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거나 기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런 과실과 A 씨의 뇌 손상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면서도 “병원 의료진이 A 씨의 심정지 이후 뇌 손상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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