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한테 사기당했는데…국내에서 고소 가능할까요?
외국인한테 사기당했는데…국내에서 고소 가능할까요?
베트남 현지인에게 취업 사기당해
교육비 이체 내역 등 증거 있는데⋯한국에서 법적 대응 가능할까

A씨는 외국인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 다만, 한국인이 아닌데 법적 대응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취업을 준비하던 A씨는 우연히 해외 취업을 알선해 주는 업체를 알게 됐다. 해당 업체는 베트남에 있는 현지 에이전시. 운영자인 베트남인 B씨는 "취업이 안 되면 전액 환급해주겠다"며 굳게 약속했다.
망설임 끝에 A씨는 B씨에게 돈을 보냈지만 해외 취업의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B씨에게 항의했지만, B씨는 "아직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인 곳도 있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현지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각종 교육을 제안했다. 이에 추가로 교육비도 지불했다. 혹시 몰라 계약서와 송금 내역서 등은 잘 보관해뒀다.
하지만 A씨의 취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A씨가 B씨에게 교육비 환불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터졌다. B씨가 잠적했기 때문. 이후 A씨처럼 사기를 당해 B씨에게 돈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여럿이라는 점도 알았다.
이후 A씨는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 다만,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인데 법적 대응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큰 장벽이었다.
사기죄는 다른 사람을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성립한다. 법률사무소 화쟁의 김성관 변호사는 "실제로 취업을 시켜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취업을 조건으로 돈을 받았다면 B씨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해외에 있는 외국인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형법은 외국인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우리 국민에 대해 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처벌할 수 있다(제6조). 외국인이 대한민국이 아닌 해외에서 한국인에 대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그 행위가 이뤄진 장소(행위지·行爲地)의 법률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긴 하지만 이번 사안은 가능하다. 베트남에서도 관련 법률에 따라 사기죄를 처벌하고 있고, 성립 요건 역시 비슷하기 때문.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한국인에게 범죄 행위를 한 외국인을 한국법으로 형사처벌 할 수 있다"며 "베트남 국적인 B씨를 한국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게 가능하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베트남보다는 한국이 법체계가 잘 잡혀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김준성 변호사는 말했다.
법률사무소 대환의 김상훈 변호사도 "A씨는 B씨와 작성한 계약서와 (교육비) 송금 내역 등의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형사 고소를 진행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베트남 수사기관과 수사 공조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여지가 있다"며 한계를 짚었다. 그렇기 때문에 A씨를 B씨와 연결해 준 사람이 있다면, 그를 상대로도 형사 고소할 것 역시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