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로 사실혼 파탄 낸 남편, 아내가 몰래 혼인신고 할까 '전전긍긍'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외도로 사실혼 파탄 낸 남편, 아내가 몰래 혼인신고 할까 '전전긍긍'

2025. 08. 12 18:2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변호사들 "혼인신고는 무효지만, 외도 책임 위자료는 피할 수 없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내가 제 신분증을 훔쳐 혼인신고를 해버리면 어떡하죠?” 외도로 사실혼 관계를 파탄 낸 남편이 되레 배우자의 ‘역공’을 두려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결혼식까지 올렸지만 혼인신고는 미뤄온 A씨와 B씨.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법적으로는 남남인 ‘사실혼’ 관계였다. 행복할 것만 같던 두 사람의 관계는 A씨의 외도로 파탄에 이르렀다.


마음이 떠난 A씨는 이별을 통보했지만, B씨는 “혼인신고를 해서라도 가정을 지키겠다”며 관계를 놓지 않고 있다.


내 도장 찍혔어도 그 결혼은 무효…핵심은 ‘혼인 의사’

배우자 한쪽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혼인신고는 법적 효력이 없다. 혼인은 당사자 쌍방의 ‘혼인 의사 합치’가 가장 중요한 성립 요건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민법 제815조가 명시하는 ‘혼인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


여러 변호사는 한목소리로 “어느 일방의 혼인의사 없이 다른 일방이 독단적으로 한 혼인신고는 효력이 없다”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설령 사실혼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 난 상황에서 어느 일방이 혼인신고를 해도 혼인무효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의 서약서가 ‘위조문서’로…형사처벌까지 가능

만약 B씨가 A씨의 신분증이나 도장을 몰래 사용해 혼인신고서를 작성하고 제출했다면, 이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심각한 범죄 행위가 된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문서를 꾸민 ‘사문서위조죄’와 이를 관공서에 제출한 ‘위조사문서행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추은혜 변호사는 “이는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공무원이 다루는 문서에 거짓 사실을 기록하게 한 죄)까지 해당할 수 있는 명백한 범죄”라고 경고했다.


이 경우 A씨는 B씨를 형사 고소하는 동시에, 법원에 ‘혼인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해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


‘법적 족쇄’는 피해도 ‘도의적 책임’은 못 피한다

A씨가 원치 않는 혼인신고의 공포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관계 파탄의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사실혼 관계 역시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받으며, 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쪽은 상대방에게 정신적 손해배상, 즉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법무법인 대진 이동규 변호사는 “사실혼은 일방의 의사만으로도 해제가 가능하지만, A씨의 유책행위(외도)와 일방적인 사실혼 해제에 대해 B씨는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최선의 대응은

변호사들이 A씨에게 제안하는 최선의 대응은 무엇일까. 우선, B씨에게 더 이상 혼인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전달하고, 이 대화 내용을 문자 메시지나 녹음 등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법률사무소 세율 오윤지 변호사는 “혼인 의사 합의가 없다는 점을 증거로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혹시 모를 사태를 막기 위한 예방 조치도 있다. 가까운 시·구·읍·면사무소에 ‘혼인신고수리불가 신고’를 제출하면, 6개월간 특정인과의 혼인신고가 접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변호사들은 “A씨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B씨에게 적정한 위자료를 지급하며 관계를 원만히 합의·종료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빠른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