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도 모자라 손녀까지…" 3대 걸친 친족 성폭행, 가족들은 방관자였다
"딸도 모자라 손녀까지…" 3대 걸친 친족 성폭행, 가족들은 방관자였다
9세부터 성폭행당한 딸 "사과하라" 했더니 "내가 뭘 잘못했나"
징역 15년 선고 후 "여행도 못 가보고 죽으면 한"이라며 탄원서 요청
오빠 "네 딸은 네가 지켰어야지" 2차 가해까지

JTBC '사건반장' 방송 장면. /사건반장 유튜브 캡처
친아버지에게 9살부터 성폭행을 당한 50대 여성 A씨가 자신의 두 딸마저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고소한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 분노를 자아내는 것은 가해자인 70대 아버지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피해자를 외면하고 2차 가해까지 저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9살부터 성년까지⋯피 끓는 악마의 만행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A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친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낮잠을 자고 있을 때 누군가 몸을 만져서 깨어보니 친아버지였다.
아버지는 A씨가 잠들어 있을 때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추행하고 급기야 성폭행까지 저질렀다. 나중에는 음란한 방송을 보면서 A씨를 옆에 불러 "성교육이다"라며 보게 했고, "징그럽다"고 하면 보라고 협박했다.
A씨가 조금씩 커가면서 상황을 이해하게 되자 "사람들한테 얘기하겠다"고 말하면 아버지는 "피날 때까지" 때렸다. 폭행하고 폭언하며 "학교 가지 말고 그냥 죽어라"고 말하면서 때렸다.
성폭행과 가정폭력이 이어지면서 A씨는 성년이 될 때까지 지옥 같은 삶을 살았다.
결혼 후 친정과 연락 재개⋯어머니의 충격적 반응
성년이 된 A씨는 가족과 완전히 연을 끊고 살았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게 됐다.
남편이 "결혼하려면 처가에도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몇 년 만에 다시 집을 찾았다. 첫째를 임신했을 때 큰맘 먹고 친정 엄마에게 아버지에게 당했던 과거를 털어놨다.
그런데 어머니의 반응은 충격적이었다. "그러면 그런 일 당했는데 임신을 안 했냐"는 질문을 하더니, 딸을 걱정하기보다는 "비밀로 해야 된다. 평생 묻어라"고 말했다.
A씨가 "아이 태어나면 친정집에 안 데려올 거다"라고 하자 어머니는 "아버지 이제 다 늙었다. 나도 이거 다 알고 있으니까 그런 일 없을 거다. 걱정하지 말아라"며 안심시켰다.
생활고로 친정에 맡긴 딸들⋯악몽의 반복
하지만 A씨는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두 딸을 주말이나 방학 때 종종 친정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몇 년 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첫째 딸의 담임교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가 자꾸 몸을 만진다"는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A씨가 추궁하자 친정 어머니는 "안 씻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고, 할아버지는 "그런 적 없다"고 했으며 할머니도 "몰랐다"고 잡아뗐다.
A씨가 아버지에게 문자로 사과를 요구하자 "미친 XXX가 무슨 소리 하냐"며 인정을 거부했다.
오빠에게 부모님께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오빠는 오히려 "네 딸은 네가 지켰어야지 지금 와서 사과받는다고 달라지는 게 뭐냐"며 A씨를 탓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친정 어머니와의 통화였다. A씨가 사과를 요구하자 어머니는 전화에서 이렇게 소리쳤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네 새끼는 똑바로 캐라."
둘째 딸도 피해자⋯11차례 성추행에 성폭행까지
A씨가 둘째 딸에게도 상황을 얘기하자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둘째 딸도 할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아이들의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고, 아이들의 손으로 자신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했으며, 총 11차례 성추행과 성폭행을 저질렀다. 음란물을 보여주면서는 "너희가 예뻐서 그런 것이다"라고 말했다.
징역 15년 선고에도 "여행 못 가보고 죽으면 한"
올해 4월 1심에서 70대 아버지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검사가 징역 10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더 무거운 형을 내렸다.
그런데 판결 후 어머니가 A씨를 찾아와 울면서 말했다. "아버지가 여행 한번 못 가보고 감옥에서 죽으면 한이 될 것 같다. 탄원서를 써달라"는 것이었다.
오는 7월 10일 항소심⋯더 무거운 처벌 필요
현재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오는 10일 항소심 공판이 예정되어 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친족 성폭력이 얼마나 뿌리 깊고 악질적인지를 보여준다. 가해자 혼자가 아니라 가족 전체가 침묵과 은폐로 범죄에 가담하고, 심지어 피해자를 탓하며 2차 가해까지 저지르는 현실이 참담하다.
3대에 걸쳐 이어진 성폭력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처벌과 함께 사회 전체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엄벌하는 것만이 이런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