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가족의 마지막 희망, 구속집행정지…핵심은 이 서류에 달렸다
구속된 가족의 마지막 희망, 구속집행정지…핵심은 이 서류에 달렸다
진단서 작성이 승패 좌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특정경제범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A씨(63)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가족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변호사를 통해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은 3주 만에 이를 인용했다. A씨는 잠시나마 구속 상태에서 벗어나 가족의 품에서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A씨의 사례처럼, 구속된 피고인이나 피의자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을 때 가족들이 가장 먼저 알아보는 제도가 바로 ‘구속집행정지’이다. 이는 구속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판단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법원이 직권으로 기간과 주거를 제한하여 구속 집행을 잠시 멈추는 결정이다(형사소송법 제101조 제1항).
보석과 다른 점…보증금 없고, ‘건강 악화’가 핵심
많은 이들이 구속집행정지를 보석과 혼동하지만, 둘은 명백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보증금 납부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보석은 피고인의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없음’을 주된 요건으로 삼는 반면, 구속집행정지는 피고인의 생명·건강에 대한 중대한 위협 등 인도적 차원의 사유를 핵심으로 판단한다.
법원이 인정하는 상당한 이유… 질병별 인용률은?
법원이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단연 질병의 위중함이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신청 대비 인용률은 약 47% 수준이지만 질병 종류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
암, 심·뇌혈관 질환(인용률 60% 이상)
암(특히 3-4기),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등 생명과 직결되는 질병은 인용률이 매우 높다. 판례는 교정시설 내 의료 시스템으로는 적절한 치료가 어렵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임신·출산(인용률 90% 이상)
임신 7개월 이상이거나 조산 위험이 있는 경우,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부분 인용된다.
가족 간병, 고령(인용률 20% 미만)
피고인 본인이 아닌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사유나,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는 인용되기 매우 어렵다. 다른 가족이 간병할 수 없다는 점, 고령과 함께 위중한 질병이 동반되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예외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
인용의 80%를 좌우하는 진단서 작성법

형사법 전문 법무법인 선율로 남성진 변호사는 "실무 경험상 구속집행정지 여부는 진단서가 80%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남 변호사는 이어 "재판부를 확실히 설득하기 위해서는 진단서에 반드시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정확한 병명, 현재 상태, 향후 예후
- “교정시설 내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며, 외부 전문 의료기관의 입원(수술) 치료가 긴급히 필요하다”는 전문의 소견
단순히 질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속 상태가 지속될 경우 생명·신체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의학적 소견으로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변호사 선임이 중요한 이유
이론적으로는 변호사 없이도 신청 가능하지만, 실무상으로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교도소 병상조회 회신서를 확보하고, 법원을 설득할 논리를 구성하며, 전문의 소견을 효과적으로 현출하는 과정은 법률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구속집행정지는 감정에 호소하는 절차가 아니라, 의학적 증거를 통해 법원을 설득하는 치밀한 법적 대응 과정이다. 구속된 가족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형사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여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