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파양하겠다, 그리고 파양 소송에 드는 비용도 네가 다 내라" 새아버지의 요구
"널 파양하겠다, 그리고 파양 소송에 드는 비용도 네가 다 내라" 새아버지의 요구
어머니와 재혼한 새아버지⋯이혼 후 자식 대상으로 파양 소송
변호사들 "사전에 상속권을 박탈하려는 취지로 분석된다"는 입장
파양에 동의하면 '소송비용 부담은 부당하다'는 답변서 제출하면 돼

어머니가 재혼을 함에 따라 새아버지 호적(현재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이름을 올렸던 A씨. 그런데 어머니가 이혼하면서 파양 소송을 당했다. 이해는 하지만 소송비용까지 자신에게 내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어머니가 재혼을 함에 따라 새아버지 호적(현재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이름을 올렸던 A씨. 그런데 얼마 전 어머니는 소송 끝에 이혼을 하게 됐다. A씨는 이후 새아버지로부터 파양 소송을 당했다. 어머니와 이혼을 했으니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소송비용은 A씨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마음에 걸린다. 어머니와 새아버지가 이혼을 하게 된 계기는 새아버지의 외도와 그가 저지른 범죄 때문이다. 새아버지 스스로가 원인을 제공해 이혼을 했는데, 소송비용을 떠넘기는 게 불만이다.
재판상 파양하려면 '민법이 정한 파양 사유' 있어야
사실, A씨가 미성년자가 아니라면 상호 간에 협의를 통해 관계를 정리할 수 있었다. 민법 제898조에 '양부모와 양자는 협의하여 파양(罷養)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협의가 되지 않았을 경우 재판을 통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민법 제905조에는 파양 사유 4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아래 사유에 해당할 때는 양부모나 양자 등이 가정법원에 파양을 청구할 수 있다.
①양부모가 양자를 학대 또는 유기하거나 그 밖에 양자의 복리를 현저히 해친 경우
②양부모가 양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③양부모나 양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④그 밖에 양친자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A씨는 새아버지가 자신을 파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소송비용까지 자신이 물게 되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는 "A씨가 파양에 동의하면 '파양에 동의하나 소송비용을 피고(A씨)가 부담하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내면 된다"고 했다. 이어 "파양에 반대한다면 '파양을 원치 않고, 원고 청구를 전부 기각시켜 달라'는 취지의 답변서를 내면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선린 강남사무소의 윤정근 변호사는 "파양 사유가 A씨에게 있지 않으므로 파양이 되더라도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책임이 A씨에게 없다는 점을 적극 소명하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도 "A씨의 잘못으로 파양에 이른 것이 아니므로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것으로 판결해 달라는 취지로 답변서를 제출하면 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