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아이스크림" 먹인 무용 스승, 15세 제자 추행치상
"수면제 아이스크림" 먹인 무용 스승, 15세 제자 추행치상
아동·청소년 성범죄 '강력 처벌' 기조 재확인
졸피뎀 이용한 범행 수단과 은폐 정황 중대히 판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제1형사부는 자신이 가르치던 15세 아동·청소년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몰래 먹여 강제추행치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무용학원 안무가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A 씨의 범행을 '계획적'으로 판단하고, 범행 후 '책임 회피' 및 '은폐 시도' 정황을 강하게 질타했다.
또한, 피고인이 주장한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성범죄에 대한 엄벌 기조를 재차 확인했다.
스승의 '달콤한 유혹'은 치밀한 범죄였다
피고인 A 씨는 경북의 한 무용학원에서 한국무용 안무가로 활동했으며, 피해자 D(가명, 여, 15세)는 2012년부터 A 씨에게 한국무용을 배워온 제자다.
사건은 2024년 2월 15일 발생했다. A 씨는 마약류 취급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처방받아 소지하고 있던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 1알을 쪼개 아이스크림 안에 넣어 피해자에게 먹게 하여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를 받았다.
이어 A 씨는 졸피뎀을 먹고 잠에 취해 비틀거리는 피해자를 자신의 주거지로 데려가 엘리베이터와 집 안 침대에서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신체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했다.
이로써 A 씨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하여 아동·청소년인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후 강제추행하고, 피해자에게 의식을 잃게 하는 상해를 입혔다(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치상)).
재판부는 범행에 이르는 과정과 은폐 정황을 볼 때 A 씨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추행할 의사를 가졌다고 판단했다.
특히, 작품을 봐주겠다는 구실로 피해자를 불러내 무용학원 원장에게는 거짓말을 하게 하고, 아이스크림에 수면제를 넣어 먹인 후, 복어 요리를 사주어 복어 독성 탓으로 오인하게 하려 한 점 등을 계획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단순 호기심" "심신미약" 법정 주장, 법원 '단호한 일축'
A 씨 측은 법정에서 아이스크림에 수면제를 넣은 것은 단순 호기심이었고, 추행 당시에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가 범행을 계획적으로 저질렀고, 범행 후에는 피해자로 하여금 거짓 진술을 하게 유도한 뒤 이를 녹음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A 씨가 적응장애 등을 앓고 있었으나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무용 강사, 무용단 안무자, 지부장 등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해왔던 점 등을 들어 심신미약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 자신에게 안무 지도를 받아온 15세의 아동·청소년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섞은 아이스크림을 먹여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어 강제추행한 범행의 수단과 계획성 등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징역 5년과 함께 10년 취업제한 전자장치 부착 청구는 기각
법원은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는 것 외에도 다음과 같은 명령을 추가했다.
- 정보 공개 및 고지: 피고인 정보를 10년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개 및 고지한다.
- 취업제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기관에 각 10년간 취업을 제한한다.
- 보호관찰: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준수사항을 부과한다.
- 추징: 범행에 사용된 졸피뎀의 소매가액에 상당하는 5천 원을 추징한다.
한편, 검사가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성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도구(KORAS) 평가 결과 '중간' 수준으로 나온 점 등을 고려했다.
법원은 “징역형의 집행과 교정시설 내 처우 및 형 집행 종료 후의 보호관찰 등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이 판결은 스승이 제자에게 약물을 사용하여 성범죄를 저지른 배신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4고합56 판결문 (2024. 10. 29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