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빼!" 한마디에 좌표 찍힌 식당…사장이 직접 모은 '60명 살생부'
"차 빼!" 한마디에 좌표 찍힌 식당…사장이 직접 모은 '60명 살생부'
"소방차 막았다" 허위 글에 신상까지 털려…'위계 업무방해' 60명 직접 고소, 법적 쟁점은?

"소방차 길막" 허위 글로 온라인 표적이 된 식당이 별점 테러와 악성 리뷰 공격을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소방차 길을 막았다"는 악의적 허위 사실 하나에 식당은 온라인 조리돌림의 제물이 됐다. '좌표'가 찍히자 방문 한번 안 한 유령 손님들이 몰려와 별점 1개와 악평을 쏟아냈다.
모든 것을 지켜보던 사장은 변호사 없이, 가해자 60명의 증거를 직접 DB로 구축해 경찰서에 고소장을 던졌다.
"소방차 막았다"…허위 글로 시작된 집단 린치
사건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게시글에서 시작됐다. 식당 주인의 차량이 소방차 출동을 고의로 방해했다는 내용이었지만,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었다.
글이 퍼져 나가자 가해자들은 식당 상호를 공개하고, 심지어 과거 식당 주인의 어머니가 선행으로 언론에 소개됐던 미담 기사 링크와 사진까지 유포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격 대상을 알려주는 이른바 '좌표 찍기'가 자행된 것이다.
온라인 공간은 순식간에 광기로 물들었다. "차를 부숴라", "밀어버려라", "불 나봐야 안다" 등 재물손괴를 선동하고 협박하는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방문 없이 "맛없다"…'위계'로 무너진 리뷰 시스템
좌표를 따라 유입된 이들은 구글맵, 카카오맵, 배달의민족 등 리뷰 플랫폼으로 몰려가 집단 '별점 테러'를 가했다. 식당을 단 한 번도 이용한 적 없는 이들이 남긴 리뷰는 식당의 본질과 무관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차 빼!", "빌런의 가게인가요?" 같은 조롱은 물론, "맛없고 불친절"처럼 실제 경험한 듯 꾸며낸 악의적 후기도 있었다. 이는 단순한 악성 댓글을 넘어, 허위 사실로 플랫폼을 속여 식당의 영업을 방해하는 형법 제314조의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우선 미방문 1점 리뷰 부분은 단순 악성 댓글이 아니라 '플랫폼 리뷰 시스템을 기망하여 영업상 신용과 평점 기능을 왜곡했다'는 방향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실제 방문 이력 없이 허위 경험을 작성해 플랫폼의 공정한 평점 기능을 마비시킨 행위 자체가 범죄의 구성 요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호사 없이 경찰서로…60명 증거 DB화한 사장의 반격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식당 주인은 직접 반격에 나섰다. 변호사 선임도 없이, 가해자 약 60명의 아이디와 활동 플랫폼, 그들이 남긴 악성 게시글과 댓글을 하나하나 채증했다.
단순 캡처에 그치지 않았다. 아이디, 플랫폼, 작성 내용, 게시 시점, 캡처 증거물을 1:1로 매칭해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완벽하게 정리된 증거 파일을 들고 식당 주인은 경찰서에 직접 고소장을 접수했고, 현재 수사관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변호사는 이러한 대응에 대해 "이미 60명 규모의 증거를 DB화하여 고소까지 접수하신 점은 매우 유리한 출발점입니다"라고 평가했다. 피해자가 직접 구축한 체계적인 증거 자료가 수사의 방향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명백한 범죄"…법률가들이 본 핵심 쟁점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가해자들의 행위는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라고 단언했다.
특히 '좌표'를 찍어 집단 공격을 유도한 행위는 단순 방조를 넘어 교사범으로까지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명기 변호사는 "핵심은 단순 의견 공유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공격 행위를 적극 유도했는지 여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불기소 처분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가해자들이 리뷰를 남긴 시점이 커뮤니티 선동 글 게시 직후라는 점과, '차 빼' 등의 워딩이 식당의 실제 서비스와 무관한 허위 사실이라는 점을 지적하여 오직 영업 방해 목적의 기만행위였음을 소명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결국 허위 선동글 게시, 좌표 찍기를 통한 선동, 별점 테러 실행 사이의 인과관계를 촘촘히 엮어 범죄의 조직성과 피해의 심각성을 수사기관에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가해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