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간 나홀로 낸 아파트값…19년 만에 나타난 전 배우자 '절반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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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나홀로 낸 아파트값…19년 만에 나타난 전 배우자 '절반 내놔'

2026. 04. 16 09:3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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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27년간 재산세·관리비 다 냈는데…'지분대로'라는 법원의 기계적 판단에 눈물

27년간 홀로 아파트 대금·세금을 낸 A씨에게 19년 만에 나타난 전 배우자가 지분 절반을 요구하며 소송했다. / AI 생성 이미지

27년간 홀로 분양대금부터 재산세까지 감당한 아파트. 19년 만에 나타난 전 배우자가 집값 폭등을 이유로 절반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패소한 A씨는 "너무 악의적 주장 같다"며 억울함을 토로하지만, 변호사들은 "공유물 분할은 지분대로가 원칙"이라며 냉정한 현실을 짚었다.


항소심에서 결과를 뒤집기 위한 현실적 전략은 무엇일까.


"이건 권리남용 같아요"…19년 만의 소송에 '억장'


A씨의 사연은 2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혼하며 배우자와 아파트를 공동 소유하게 된 A씨. 2010년 8월까지 아파트를 처분해 대금을 나누라는 법원의 조정 결정이 있었지만, 서로 이행하지 않은 채 시간은 흘렀다.


그동안 A씨는 27년간 홀로 아파트에 거주하며 분양대금은 물론 유지관리비, 재산세까지 모두 부담했다.


문제는 19년 동안 아무 연락이 없던 전 배우자가 최근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자 공유물분할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원고는 아무노력없이 19년동안 아무연락없다가 아파트가치 상승에 대해 폭등한 시세를 노리는 권리는 맞지만, 너무 악의적 주장 같아서 이건 권리행사가 아니라 권리남용같아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1심 법원이 전 배우자의 손을 들어주자, A씨는 항소를 준비하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법률 전문가들의 문을 두드렸다.


법원 감정 vs 사설 감정, 가격 낮출 수 있을까?


A씨가 가장 먼저 궁금해한 것은 아파트 가액 산정 방식이다. 법원이 지정한 감정평가액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고 보고, 별도의 일반 감정평가를 받아 제출하면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변호사들의 대답은 회의적이었다. 홍윤석 변호사는 "법원은 원칙적으로 법원 지정 감정 결과를 우선하여 판단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반 감정서는 참고 자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가격을 낮추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법원 감정 자체의 오류를 입증하는 것이다. 이동규 변호사는 "가격을 낮추는 핵심은 ‘감정의 하자’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감정의 오류를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가격을 흔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시세가 높다는 주장만으로는 재판부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기여도' 주장, 왜 공유물분할 소송에선 안 통하나


A씨가 가장 억울해하는 지점은 27년간의 '기여도'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 임대환 변호사는 "공유물분할 소송은 이혼 시 재산분할과는 성격이 다릅니다"라며 "공유물분할은 등기된 지분에 따라 나누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형식적' 재판에 가깝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A씨가 홀로 분양대금과 세금을 냈다는 사정만으로 지분 비율을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A씨가 단독으로 부담한 비용을 '별도의 소송'을 통해 돌려받는 전략을 제시했다.


오지영 변호사는 "A씨가 27년간 단독으로 거주하면서 분양대금, 유지관리비, 재산세를 전부 부담해 온 사실은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근거가 될 수 있고, 이를 반소로 제기하거나 상계 항변으로 주장하여 실질적으로 상대방에게 지급할 금액을 줄이는 방법이 가능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기여도를 직접 주장하기보다, 지출한 비용을 채권으로 만들어 상대방에게 줘야 할 돈에서 공제하는 '우회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리남용'의 한계…현실적 항소 전략은 '상계'와 '감정 하자'


A씨는 19년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다가 집값이 폭등하자 소송을 낸 전 배우자의 행태가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장휘일 변호사는 "권리남용 주장은 19년간 아무 연락 없다가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시점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논리적으로 구성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법원이 권리남용을 인정하는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이를 중심 논리로 삼기보다는 보조 주장으로 활용하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법원이 정당한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데 매우 신중하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항소심에서 승산을 높일 현실적 전략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 법원 감정평가서의 오류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감정가를 낮추는 것. 둘째, 27년간 단독 부담한 재산세·관리비 등을 '부당이득'으로 주장해 상대방에게 줄 돈에서 빼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는 것이다.


다만 정진열 변호사는 예상되는 반격도 짚었다. 그는 "상대방 측에서 'A씨가 27년간 독점 사용했으니, 내 지분에 해당하는 임대료(차임)를 내놔라'고 부당이득 반환을 맞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라며 철저한 법리 다툼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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