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끊긴 아버지 형제에게 20년 만에 온 연락 "할아버지 재산 나누게 도장 좀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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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 끊긴 아버지 형제에게 20년 만에 온 연락 "할아버지 재산 나누게 도장 좀 줄래?"

2020. 04. 08 10:5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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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의 조언 "먼저 도장 넘기지 말고, '이것'부터 확인해라"

돌아가신 친할아버지 유산 상속하러 오라는 연락을 받은 A씨. 작은아버지 말대로 그냥 도장만 들고 가면 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아버지는 A씨가 갓 태어났을 때 돌아가셨다. 벌써 20여년 전 일이다. 어머니가 A씨를 홀로 키웠고, 그동안 아버지 쪽 가족과 왕래는 전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네 작은 아버지 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 남자는 복잡한 유산 문제 이야기를 했다. A씨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친할아버지가 사망했으니, 친할아버지가 남긴 땅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용건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A씨의 도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작은아버지'는 A씨 몫은 3700만원 정도 될 것 같다고 통보했다. 할아버지가 갖고 있던 대부분 땅은 할아버지 생전에 장남이 가져갔고, 남은 건 3억원 상당의 땅이라고 했다. 그 땅을 8등분해서 나눠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이야기를 한꺼번에 전해 들은 A씨는 혼란스럽다. 무엇보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재산이 얼마인지도 모르는데, 당장 도장을 갖고 오라는 '작은아버지'의 요청이 당황스럽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A씨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 할아버지가 남긴 전체 유산부터 파악해야

변호사들은 먼저 A씨가 처한 상황은 법률적으로 '대습상속'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경우처럼 아버지의 사망으로 원래 아버지가 상속받을 몫을 승계해서 상속받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A씨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상속재산이 얼마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A씨가 상속재산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아보려면 주민센터에서 상속재산원스톱조회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고 했다.


상속재산원스톱조회서비스란 상속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이 사망한 사람의 재산을 한 번에 조회하도록 하는 제도다. 가까운 구청이나 동 주민센터에 방문해서 신청하면 된다.


A씨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 : 도장 넘겨주는 일

변호사들은 그와 동시에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고도 했다. 바로 A씨의 도장을 넘기는 일이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상대방이 누구든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는 절대로 쉽게 건네주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경우에는 할아버지 재산이 얼마나 있다고 했는지와, 상속재산 조회 결과를 비교해 그들 말이 신빙성이 있는지도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민경 법률사무소 권민경 변호사는 "할아버지 땅을 처분하기 위해 도장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도장을 넘기지 말고, 직접 매매계약서를 확인하고 도장을 찍는 것이 좋다"며 "또한 매매대금은 상속분에 따라 통장으로 직접 입금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상속 비율을 따져봐야겠지만, 상속재산분할에 대해 합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청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일 : 할아버지 생전 증여한 내역 파악하기

변호사들은 A씨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있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살아생전 다른 가족들에게 증여한 재산 내역을 파악하는 일이다. "그래야 그 돈을 늦게라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A씨의 경우 23년간 친가와 떨어져 지내 그동안 할아버지 재산이 누구에게 어떻게 흘러갔는지 전혀 알지 못하니, 먼저 이것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민경 변호사는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그동안 모은 재산을 자식들에게 분배해 준다"며 "A씨가 친가 쪽과 연락 없이 지내는 동안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상당한 재산을 아버지의 형제들에 증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속재산을 조회할 경우 할아버지 사망 당시에 할아버지 명의로 된 재산만 조회되고, 그 이전에 증여된 재산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다른 방식을 통해 증여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통해 할아버지 생전에 이루어진 증여가 정확히 파악되면 A씨가 받게 될 상속재산은 훨씬 커지게 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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