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복도서 '현관문 렌즈 눈 마주친 순간', 주거침입죄 성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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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복도서 '현관문 렌즈 눈 마주친 순간', 주거침입죄 성립하나

2025. 09. 28 11:2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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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 기댔을 뿐인데…'

외시경 너머 그녀와 눈 마주친 순간, 경찰이 왔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다리 경련 때문에 근육을 풀려고 복도를 걸었을 뿐입니다." 오피스텔 공용 복도에서 이웃집 문에 기댔다가 주거침입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한 남성의 사연이다.


10층 거주민 A씨는 평소 다리 경련 증세가 있어 오피스텔 복도와 계단을 오르내리며 운동을 하곤 했다.


사건 당일도 A씨는 복도에서 운동을 하던 중 한 여성과 마주쳤다.


서로 엇갈려 지나친 뒤 여성은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고, A씨는 복도에 혼자 남았다. 잠시 창가에서 바람을 쐰 그는 다시 복도를 걷다 다리 통증을 느껴 여성의 집 문에 잠시 몸을 기댔다.


바로 그 순간, 문에 달린 외시경(현관문 렌즈)을 통해 집 안에 있던 여성과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여성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주거침입 혐의로 정식 조사를 받게 됐다.


A씨에게는 과거 다른 층에서도 비슷한 주거침입 관련 신고 이력이 두 차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도는 '공용공간'인데 문에 기댄 것도 '침입'일까?

A씨의 가장 큰 항변은 복도가 누구나 다닐 수 있는 '공용공간'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법의 시선은 다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공용 계단·복도 역시 '사실상의 주거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공간으로,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포함된다.


단순히 복도를 지나가는 것은 문제가 안 되지만, 특정 세대 앞에서 벌이는 행위는 주거의 평온을 해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특정 세대의 현관문 앞에 장시간 머물거나 외시경에 눈을 대는 행위는 타인의 주거의 평온을 침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외부 복도는 공용공간이지만, 특정 세대 문 앞에 장시간 머무르거나 내부를 엿본 것으로 오해될 경우 주거의 평온을 해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의 행위가 통상적인 공용공간 이용을 넘어섰는지가 첫 번째 쟁점이다.


'고의' 없었다는 주장, 수사기관은 믿어줄까?

A씨는 다리 통증 때문에 우발적으로 기댄 것이며, 외시경을 들여다볼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이 주장을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고 입을 모은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외시경 너머로 마주친 눈을 '우연'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외시경을 통해 눈이 마주친 경우라면 우연치고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다리 경련이 있는데 위와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무율 김도현 변호사도 "피해 여성분 문 앞에 기댄 이유와 동기, 이후 행동 등을 수사관이 납득할 수 있도록 진술해야 한다"며 진술의 신빙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침입의 고의성' 여부가 유무죄를 가를 핵심 잣대가 될 전망이다.


반복된 신고 이력, '스토킹'으로 번질 가능성은?

A씨에게 가장 불리한 부분은 과거 두 차례나 비슷한 신고를 당한 이력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이전 주거침입 신고 이력이 있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 역시 "수사기관은 질문자님의 행동에 고의성이나 상습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순 주거침입을 넘어 스토킹 범죄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피해자가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다면 수사기관은 혐의를 가볍게 보지 않을 수 있다"며 "만약 피해자가 강하게 처벌을 원하고 수사기관이 기소 의견을 낼 경우, 성적 목적의 범죄로 확대 해석될 위험도 있다"고 조언했다.


반복된 행위가 피해자에게 불안감을 유발했다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A씨가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소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한다.


다리 경련에 대한 진료 기록이나, 평소 운동 습관을 입증할 자료를 준비하고 조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느낀 공포와 불안감 역시 사건의 중요한 축이다. 결국 법의 저울은 그의 '우연'이라는 주장과 피해자가 느꼈을 '불안'의 무게 중 어디로 기울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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