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로 맞을 때 엄마는 보고만 있었다" 20년 학대의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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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로 맞을 때 엄마는 보고만 있었다" 20년 학대의 고발

2026. 05. 11 12:5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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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동거남 상습폭행과 방관한 어머니…법조계 "명백한 범죄"

초등학생 시절부터 20년간 어머니의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한 여성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 AI 생성 이미지

초등학생 시절부터 20년간 이어진 지옥 같은 폭력과 통제. 공부를 안 한다며 죽도로 때리는 엄마의 남자친구와 이를 외면한 어머니. 한 여성이 마침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법의 문을 두드렸다.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시효가 남은 범죄를 중심으로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을 함께 진행하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머니와 동거남의 20년 폭력…“더는 고통받고 싶지 않다”


A씨의 고통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 부모님의 이혼 후 시작됐다. 어머니의 남자친구는 훈육을 빌미로 A씨에게 끔찍한 폭력을 가했다.


A씨는 “제가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죽도와 파리채 등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였으며, 피멍이 들 정도로 심하게 맞은 적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더 큰 상처는 A씨를 보호해야 할 어머니의 외면이었다. “어머니는 이를 제지하거나 보호하지 않았고,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였습니다.”


통제는 학창 시절 내내 이어졌다. 휴대폰을 압수당해 친구 관계가 단절됐고, 대학생 때는 어머니의 강압에 못 이겨 연인과 헤어져야만 했다.


폭력은 성인이 된 후에도 그치지 않았다.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얼굴을 맞았고, 20대 초반에는 머리카락을 강제로 잘리는 수모까지 당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집에서 나가라는 협박까지 받고 있다.


결국 A씨는 “저는 더 이상 이러한 폭력과 통제 속에서 고통받으며 살고 싶지 않으며, 정상적인 삶과 정신적 안정을 위해 법적으로 대응하고자 합니다”라며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훈육 아닌 범죄”…특수폭행·강요·협박죄 성립 가능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겪은 행위들이 단순한 가르침을 넘어선 명백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어머니의 남자친구가 죽도와 파리채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귀하를 피멍이 들 정도로 상습적으로 폭행한 행위는 형법 제261조 특수폭행죄에 해당합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억지로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연인과의 이별을 강요하고 외출 시 각서를 쓰게 한 행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형법 제324조 강요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폭력을 방관한 어머니의 책임도 거론됐다. 한 변호사는 “귀하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어머니가 폭력 사실을 알면서도 오랜 기간 방치하고 동조했다면, 형법상 방조죄의 소지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민철 변호사(법무법인 우선) 역시 “성인이 된 이후에 뺨을 때리거나 의사에 반해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르고 집을 빼겠다고 압박하는 행위는 형법상 폭행 강요 협박죄 등에 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강조했다.


“안전 확보가 최우선”…가해자와의 즉각적 분리 조치부터


전문가들은 소송에 앞서 A씨의 신변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대현 변호사(법무법인 도모)는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가해자들과의 물리적 분리와 신변 보호입니다”라며, 법원을 통해 가해자들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현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현재와 향후의 안전을 위해 접근금지, 통신금지, 주거지 출입금지 등 임시조치와 법원의 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스토킹과 유사한 통제에 대해서도 별도의 보호 절차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형사 고소와 별개로 가해자가 A씨의 주거지나 직장에 접근하거나 연락하는 것을 법의 힘으로 막는 절차다.


공소시효의 벽…형사 고소와 위자료 ‘투 트랙’ 전략 필요


20년간 이어진 학대 전부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공소시효’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힐 수 있다.


서명기 변호사(서울종합법무법인)는 “어린 시절의 일부 행위는 이미 공소시효가 경과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비교적 최근 발생한 폭행·협박·강요 행위는 별도로 처벌 가능성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법조계는 공소시효가 남은 최근 범죄에 대한 ‘형사 고소’와, 오랜 기간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민사상 위자료 청구’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제안했다.


소송의 승패는 증거에 달렸다. 조재황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증거는 구체적 진술, 병원 기록, 상처 사진, 당시 메모, 문자·통화, 주변인 진술이 핵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민철 변호사 역시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상처 부위 사진이나 주변인들의 진술 그리고 현재 겪고 계신 불안 증세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 등을 차분히 모아두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조언했다.


수십 년간 흩어진 고통의 기억을 법의 언어로 증명해야 하는 긴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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