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받으려고 문 열자 길고양이가 집으로" 119 부른 손님…배달원·사장님 책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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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받으려고 문 열자 길고양이가 집으로" 119 부른 손님…배달원·사장님 책임일까?

2026. 05. 07 16:4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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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2점 별점 남긴 손님

법조계 "현관문 통제는 거주자 책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배달 음식을 받으려고 현관문을 연 순간 길고양이가 집 안으로 난입해 119까지 부른 황당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법적 책임 화살이 누구를 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작성된 '별점 2점'짜리 리뷰 화면을 갈무리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항상 맛있게 먹는 집인데, 배달받으려고 문을 여니 길고양이가 갑자기 들어와 온 집안을 헤집고 다녔다"고 토로했다.


A씨는 자택이 3층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갑자기 들어왔을 것 같지는 않고, 배달원이 충분히 고양이가 옆에 있는 줄 알았을 것 같은데 손 못 쓰는 곳까지 가버려 야밤에 119까지 불렀다"며 배달원의 부주의를 지적했다.


이에 식당 사장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법적으로는 누구의 잘못일까. 손님은 배달원이나 식당 사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법리를 짚어봤다.


배달원의 '주의의무' 위반? "현관문 통제는 거주자 본인 책임"


법적으로 첫 번째 쟁점은 배달원의 과실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달원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우리 민법의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려면 배달원에게 고양이가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할 법적인 주의의무가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배달원의 계약상 의무는 음식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것이지, 고객의 집 주변에 있는 야생동물을 통제하거나 경고할 법적 의무까지 부담하지는 않는다.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누군가(또는 무언가) 들어오지 못하게 관리할 최종 책임은 거주자인 A씨 본인에게 있다.


배달원이 고의로 고양이를 집 안으로 밀어 넣지 않은 이상, 단순히 방치했다는 이유로 법적 과실을 묻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식당 사장의 연대 책임? "고용 관계 성립 안 돼 0%에 가깝다"


그렇다면 식당 사장에게 관리 소홀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이 역시 불똥이 튈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과거 중국집처럼 식당에 직접 고용된 배달원이 사고를 냈다면, 직원이 업무를 수행하던 중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고용주가 함께 책임을 지도록 하는 사용자책임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대다수의 배달원은 식당에 종속된 직원이 아니라 배달 대행업체에 소속되거나 개인사업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 신분으로 일한다.


따라서 식당 사장과 배달원 사이에는 지휘·감독을 받는 사용종속관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사장에게 연대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주인 없는 길고양이⋯소송 제기해도 실익은 '제로'


무엇보다 이 사건이 실제 민사 소송으로 이어지더라도 손님 측이 얻을 실익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119 출동 비용이나 물건 파손 등 구체적인 재산상 손해나 정신적 고통(위자료)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한다.


고양이가 단순히 집 안을 헤집고 다닌 것만으로는 청구할 수 있는 배상액이 소송 비용에 한참 못 미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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