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수당 미지급' 신고한 퇴직자에게 2억 손해배상 청구한 사장⋯왜 무고죄 적용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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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수당 미지급' 신고한 퇴직자에게 2억 손해배상 청구한 사장⋯왜 무고죄 적용 안 될까

2020. 08. 13 15:5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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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야근했지만 수당 한 푼도 못 받아⋯퇴사 후 고용노동부에 신고

"2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오히려 손해배상 청구한 사장

사장의 민사소송 제기는 형사고소가 아니라 '무고죄' 해당 안 돼

야근 수당 미지급을 신고했더니, 2억원짜리 소송으로 복수한 사장님.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큰 액수의 소송으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이런 행동을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는 걸까. /셔터스톡

수당도 안 받고 매일같이 야근을 했던 A씨. 이런 근무환경을 더는 견디기 힘들어 결국 퇴사했다. 그리고 A씨는 "회사가 주지 않은 야근 수당이 있다"고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


그리고 얼마 뒤, A씨가 퇴사한 회사의 사장이 보낸 소장이 집으로 날아들었다. 자그마치 '2억원 짜리' 손해배상청구 소송이었다.


"A씨가 일을 하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이로 인해 한참을 마음고생 하고 있을 때, 사장은 갑작스레 "합의를 하자"며 연락을 해왔다.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할 테니, A씨도 야근 수당 미지급 부분을 문제 삼지 말라는 것이었다.


A씨는 이 모든 일이 야근 수당을 포기하게 하려는 사장의 '꼼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2억 원'이라는 큰 금액 앞에서 겁먹을 수밖에 없었던 A씨. 이런 사장의 행동은 '무고'가 아닐까 싶다.


무고는 형사고소와 관련⋯민사 소송에는 무고 적용 안 돼

변호사들은 사장의 이런 행동이 '무고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라인 법률사무소의 김성민 변호사는 그 이유를 "사장은 민사적 손해배상을 위한 소송을 청구한 것이므로, 무고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도 "무고죄는 형사 고소와 관련된 문제"라고 했다.


즉, 사장이 제기한 소송은 형사처벌을 위한 고소가 아니기에 무고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엘앤엘 광명 사무소 김형석 변호사는 "사장을 무고죄 대신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소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A씨가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신고했으므로 추후 근로감독관 조사를 거쳐 미지급 수당 액수를 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에게 부담 주는 방법=답변서 제출해 소송 취하 막아라

법무법인 중용의 김종귀 변호사는 "A씨가 고용노동부에 야간근로수당 진정을 제기하자 사장이 그를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자 퇴사 후 회사가 근로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민사소송의 경우 대부분 청구가 기각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율로의 임영혁 변호사는 사장을 무고로 고소할 수는 없지만 사장에게 부담을 주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임 변호사는 "사장이 아무 근거 없이 오직 A씨를 협박할 목적으로 2억 원이나 되는 손해배상청구를 한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변호인을 선임해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권했다.


"그렇게 되면 사장은 A씨의 동의 없이 소를 취하할 수 없게 되고, 근거 없는 2억 원의 청구가 기각당해 부수적인 소송비용만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도 "현재 상대가 제기한 소송에 신속히 답변서를 제출하여 상대가 임의로 소송을 취하를 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 소송을 취하한 후 다시 소송을 제기를 해 괴롭힐 수 있으므로, 이번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고 이를 근거로 위자료 소송을 진행하는 게 낫다"고 했다.


김형석 변호사도 "지금 상황에서 A씨가 사장을 압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회사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즉시 답변서를 제출한 뒤, 반소로 미지급 수당청구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성민 변호사는 "사장의 손해배상청구가 아무 근거 없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 A씨는 사장의 민사 소송에 대응함은 물론 반소를 제기해 사장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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