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계획에 대한 부부간 의견 차이…재판을 통한 이혼이 가능한가?
자녀계획에 대한 부부간 의견 차이…재판을 통한 이혼이 가능한가?
남편이 출산 거부하는 아내에게 이혼 들먹여
출산에 대한 갈등은 이혼 사유 아냐…남편이 소 제기해도 패소할 것

둘째 아이를 갖지 않으면 이혼하겠다는 남편. 과연 법원이 이를 허용할까?/셔터스톡
결혼 6년 차인 A씨가 출산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A씨 부부에게 5살 된 딸이 있는데도, 남편은 “아들이 필요하다”며 둘째 아이 출산을 강요한다.
두 번이나 유산을 경험한 A씨는 이제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래서 남편의 요구를 거부하자, 그는 이혼을 들먹인다. “그럴 거면 헤어지자”는 것이다.
남편이 정말 이런 일로 소송하면, 이혼 판결이 날 수도 있나? 이혼을 원치 않는 A씨가 변호사에게 질의했다.
변호사들은 남편이 소를 제기한다면, 그가 패소할 것으로 봤다. 아내가 둘째를 안 낳아 주지 낳는다는 게 남편이 이혼을 청구할 사유는 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인헌 박선하 변호사는 “남편이 A씨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해오더라도, 아내가 둘째를 낳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남편의 이혼 청구가 인용될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변호사 김수경 법률사무소’ 김수경 변호사도 “자녀계획은 부부가 합의로 결정할 일인데, 이를 어느 한쪽이 어떤 방향으로 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유책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리버티(libertylawfirm) 김지진 변호사는 “출산에 대한 갈등은 이혼 사유가 아니라고 본 대법원 판례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참 신정현 변호사는 “우리나라 60~70년대까지만 해도 아들 출산 문제로 이혼하는 가정이 꽤 있었지만, 그때도 아들이 없는 게 이혼 사유로 인정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들은 도리어 A씨가 출산을 빌미로 부당한 대우를 하는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 주장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묻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박선하 변호사는 “이 사안은 오히려 A씨가 남편의 유책으로 이혼을 청구하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수앤인 합동법률사무 박수진 변호사는 “아이는 부부간 합의로 갖는 것인데, 이를 원하지 않는 A씨에게 남편이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A씨가 남편을 상대로 이혼을 청구할 사유가 된다”고 진단했다.
아내에게 출산을 강요하는 남편은 민법 제840조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 원인 중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