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지 않다"했는데 '합의' 위해 대만 찾아간 가해자 가족, 가중처벌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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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지 않다"했는데 '합의' 위해 대만 찾아간 가해자 가족, 가중처벌 안 될까

2021. 05. 10 14:06 작성2021. 05. 10 14:07 수정
조하나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one@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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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유학생 사망하게 한 사건 '징역 8년'

만남 거부했지만, 대만까지 찾아온 가해자 측 가족

'피해 회복 위해 노력했던 점'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봤던 재판부, 이번에도?

대만 유학생 쩡이린(曾以琳)씨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50대 남성에게 지난달 14일 법원이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한 가운데 가해자 부인이 합의를 위해 직접 대만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청와대 국민청원⋅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공부를 위해 한국으로 온 대만 유학생 쩡이린(曾以琳)씨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50대 남성에게 지난달 14일 법원이 징역 8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후 가해자 부인이 직접 대만을 찾았다. 합의를 위해 유가족에게 만남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당하자 피해자 가족의 직장과 교회 등을 찾아다닌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쩡이린 부모는 입장문을 통해 "만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전달했으나 이를 무시한 채 (굳이 찾아왔고) 현지 매체들에 연락해 사과를 거절당했다고 제보했다"며 "마치 그들이 이 상황의 피해자인 것처럼 동정을 사려 한다"고 격분했다.


"렌즈가 빠져서 시야가 잘 안 보였다" 황당 변명 이어가던 음주전과 2범

사고는 지난해 11월 밤, 서울 강남구에서 발생했다. A씨는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쩡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사실 A씨의 음주운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음주운전 전과 2범. 2012년에는 벌금 300만원, 2017년엔 벌금 100만원을 각각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A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하드 렌즈' 때문에 발생한 사고임을 참작해달라고 했다. A씨 측 변호인은 "당시 왼쪽 눈에 착용한 하드 렌즈가 순간적으로 돌아갔고, 오른쪽 눈은 각막 이식으로 렌즈를 끼지 못해 시야가 뿌연 상태였다"며 "이런 사정으로 피해자를 보지 못한 점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민수연 판사는 지난달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6년보다 높은 형량이었다.


민 판사는 "눈 건강이나 시력이 좋지 못하다면 운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도 술까지 마시고 운전해 비난 가능성이 더 크다"고 A씨를 꾸짖었다.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던 점'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봤던 재판부, 이번에도?

다만 당시 '유족은 용서할 뜻 없다고 하나 사죄하고자 현지 변호사 선임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이 유리한 양형사유로 반영됐다.


대만에 직접 찾아간 가해자 측의 행동도 이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쩡씨의 가족은 "만날 의사가 없다"며 "가해자 측 행동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고 있지만, 할 수 있는 건 그들을 피하는 것뿐"이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우리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사를 다시 한번 밝힌 상태다.


이렇게 피해자 측이 강하게 거부함에도 의사에 반해 "합의를 해달라"며 찾아가는 행위를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르면 교통범죄에서는 '합의 시도 중 피해 야기'를 명시적인 가중처벌 요소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가해자 측이 유가족을 집요하게 찾아갔다면 불리한 정황이라고 대법원 양형위 관계자는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명시적인 '가중처벌 요소'가 아니더라도, 재판부 재량으로 가중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가해 운전자는 선고 다음 날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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