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반 믹서기 소리에 깬다" 엘베 호소문…법대로 하면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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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반 믹서기 소리에 깬다" 엘베 호소문…법대로 하면 누가 이길까

2026. 03. 13 14:53 작성2026. 03. 13 14: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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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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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시간대라 불법 아니지만

"몇 주째 반복"이면 얘기 달라진다

이른 아침 발생하는 믹서기 소음에 민원을 제기한 글. /스레드 캡처

최근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안내문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안내문에는 "몇 주 전부터 아침 6시 반쯤 반복적으로 믹서기 같은 전자제품 소리가 크게 들려 잠에서 깨고 있다"며 "이른 시간에는 삼가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SNS에 공개한 글쓴이 A씨는 "아침을 주스로 먹는 사람들은 6시 반에 믹서를 쓸 수 있는 거 아닌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누리꾼들 역시 "매일 아침이면 극심한 스트레스"라는 의견과 "출근 준비 시간인 만큼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생활 소음, 과연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누구의 책임이 더 클까.


믹서기 소음, 법적으로 '층간소음'은 아니다


현행법상 믹서기 소리는 우리가 흔히 아는 층간소음으로 분류되기 어렵다.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제2조에 따르면, 층간소음은 크게 뛰거나 걷는 동작에서 발생하는 '직접충격 소음'과 텔레비전, 음향기기 등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공기전달 소음'으로 규정된다.


믹서기는 음향기기가 아닌 주방 가전기기에 해당하므로 이 규칙이 정한 범위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



오전 6시 30분은 '주간'… 믹서기 사용자 귀책 묻기 까다로워


그렇다면 믹서기 사용자는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는 것일까. 층간소음 규칙이 직접 적용되지 않더라도, 아파트 내 소음이 사회통념상 견딜 수 있는 수준인 '수인한도'를 초과한다면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안에서 믹서기 사용자의 법적 귀책이 크다고 단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 이유는 시간대에 있다.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 제3조에 따르면, 기준 시간대는 주간(06:00~22:00)과 야간(22:00~06:00)으로 나뉜다.


논란이 된 오전 6시 30분은 법령상 주간 시간대에 해당한다. 일상적인 생활행위인 믹서기 사용을 주간 시간대에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불법행위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뜻이다.


피해자 입장에서도 공동주택 거주자로서 일정 수준의 생활 소음을 감수해야 한다는 과실상계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믹서기 사용자에게도 불리한 요소는 있다. 안내문에 적힌 "몇 주 전부터 반복적으로"라는 대목이다.


단발성 소음이 아닌 지속·반복적 소음은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이웃이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계속 소음을 발생시킨다면, "다른 입주자등에게 피해를 주지 아니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 제1항의 의무 위반으로 해석될 여지는 남아있다.


소송 가려면 '데시벨(dB)' 측정부터… 단계적 해결이 정답


매일 아침 믹서기 소리로 고통받고 있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법원은 단순히 "시끄러워 잠에서 깬다"는 주관적 호소만으로는 수인한도 초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2017가단62160 판결) 등 다수의 판례는 공식적인 측정 결과 없이 수인한도 초과를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즉, 소송 등 법적 최후 수단을 고려한다면 소음의 크기(dB)를 증명할 객관적 수치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장 현실적이고 권장되는 해결 순서는 단계적 접근이다.


먼저 관리사무소를 통해 소음 중단 및 차단 조치 권고를 요청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단지 내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후에도 갈등이 지속된다면 객관적인 소음 측정을 동반하여 환경분쟁조정위원회나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 문을 두드리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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