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싫다” 관광객에 소주병 휘두른 30대…법원 “명백한 혐오범죄”
“중국인 싫다” 관광객에 소주병 휘두른 30대…법원 “명백한 혐오범죄”
특수폭행 등 혐의 30대 남성에 징역 10개월 선고

중국인 관광객을 폭행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혐오범죄’로 판단하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셔터스톡
단지 중국어로 대화한다는 이유로 관광객을 70m나 뒤쫓아가 발로 차고,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혐오범죄'라며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특정 국적을 향한 묻지마 폭력을 저지른 35살 곽모 씨의 비뚤어진 증오심이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사건은 지난 4월 1일, 서울 시내버스 안에서 시작됐다. 곽씨의 귀에 중국인 관광객 A(20)씨와 B(20)씨가 나누는 대화가 거슬렸다. 분노에 휩싸인 그는 A씨 일행이 버스에서 내리자 말없이 뒤따랐다.
목적지에 도착한 관광객들의 등 뒤로 70m를 쫓아간 그는 A씨와 B씨의 허리를 발로 걷어찼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서툰 중국어로 피해자들의 어머니를 겨냥한 패륜적인 욕설까지 서슴지 않았다.
곽씨의 증오 범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닷새 뒤인 4월 6일, 마포구의 한 식당 앞에서 그는 대만 국적 관광객 C씨와 D씨를 보고 또다시 '중국인'이라 단정했다.
식사를 마친 이들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미리 준비한 소주병을 들고 100m가량 뒤쫓아 C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이를 말리던 식당 종업원이 그를 밀어 넘어뜨리자, 곽씨는 자신을 제압하는 종업원의 허벅지와 무릎을 이빨로 물어뜯으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법원 “명백한 혐오범죄”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마성영 부장판사는 곽씨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마 판사는 "평소 중국인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가 실제로 야간에 중국인을 노리고 범한 혐오범죄로 보인다"며 "죄책이 무거워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곽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며, 불특정 외국인을 상대로 한 '묻지마 폭력'의 위험성과 사회적 해악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곽씨가 범행을 반성하는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언론 보도 후 스스로 경찰에 자수한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