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묶였는데 대출 회수 폭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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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묶였는데 대출 회수 폭탄까지"

2026. 06. 11 10:4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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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입 빼면 보증금 증발, 버티면 대출 회수…진퇴양난 세입자의 절규

전세보증금을 못 받은 채 주택담보대출 전입 기한이 임박한 세입자는 '임차권등기명령'을 활용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전세보증금 5,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새로 산 집의 주택담보대출 전입 마감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사하면 보증금을 떼일 위험에 처하고, 버티면 대출이 끊기는 '진퇴양난'에 빠진 한 세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임차권등기명령' 제도를 정확한 순서에 따라 활용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집주인은 "소송 중"…은행은 '7월 8일' 최후통첩


경기도 시흥시의 한 다가구주택을 임차해 사는 A씨는 2년 계약 후 서류 없이 3년을 연장해 살았고, 집주인은 올해 4월까지 보증금을 반환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A씨가 지난 1월 내용증명까지 보냈지만, 집주인은 "소송 중이라 줄 돈이 없다"며 오히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씨에게는 '7월 8일'이라는 피할 수 없는 마감 시한이 주어졌다. 최근 빌라를 매매하며 받은 주택담보대출 조건 때문이었다.


A씨는 은행으로부터 6개월 안에 새 집으로 전입신고를 하지 않으면 대출금 전액을 상환해야 하고, 향후 3년간 은행 대출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보증금을 지키려면 현재 집에 전입 상태를 유지해야 하지만, 대출 약속을 지키려면 당장 이사를 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것이다.


구원의 열쇠 '임차권등기', 순서 틀리면 '독배' 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위기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으로 '임차권등기명령' 제도를 꼽았다. 임차권등기명령은 보증금을 못 받은 세입자가 이사를 가더라도 기존 주택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경매 시 먼저 돈을 받을 권리)을 그대로 유지시켜 주는 법적 장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순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법무법인 도모의 김상훈 변호사는 "임차권등기명령은 단순히 접수하는 것만으로는 효력이 없으며, 법원의 결정 이후 등기부등본에 실제 기재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에야 전출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등기가 완료되기 전에 섣불리 전입 주소를 옮기면 대항력을 잃어 보증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지헌의 임대환 변호사 역시 "임차권등기 '완료 후' 전출·전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A씨가 거주하는 주택이 실제 가구 수를 위반한 불법건축물이라는 점은 임차권등기 신청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기 마쳤다면 끝?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


임차권등기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지키는' 절차이지, 돈을 직접 받아주는 제도는 아니다. 따라서 등기를 마쳐 대출 문제를 해결한 뒤에는 본격적인 보증금 회수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명중의 임승빈 변호사에 따르면, 임차권 등기 이후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하면 보증금에 대해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임대인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이푸름 법률사무소의 이푸름 변호사도 "임대인 재산에 대한 가압류와 보증금 반환청구 소송도 병행하는 것이 실효적"이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3년 연장 계약서를 쓰지 않았더라도, 문자 메시지나 임대료 송금 내역 등으로 계약 사실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임차권등기에 들어간 비용 역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모두 집주인에게 청구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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