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방시혁 분쟁에 끌려간 BTS 뷔 카톡, 동의 없는 증거 제출 합법일까?
민희진·방시혁 분쟁에 끌려간 BTS 뷔 카톡, 동의 없는 증거 제출 합법일까?
지인과 나눈 사적 대화, 동의 없이 증거 제출 가능할까?
엇갈리는 판례 속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피하는 실무적 해결책

방탄소년단 뷔 인스타그램 캡쳐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의 뷔가 뜻하지 않은 법적 논란에 섰다. 민희진과 뷔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법정 분쟁 과정에서 뷔의 본인 동의 없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되었고, 법원이 이를 증거 자료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사태가 알려지자 뷔 측은 즉각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뷔는 해당 대화에 대해 제 지인이었기에 공감하며 나눴던 사적인 일상 대화의 일부라고 선을 그으며, 어느 한쪽의 편에 서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중립적인 입장을 명확히 했다.
특히 해당 대화가 제 동의 없이 증거자료로 제출된 점에 대해서는 매우 당황스럽게 생각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중대한 법적 질문을 던진다. 내가 동의하지 않은 내 카카오톡 대화가 누군가에 의해 법정 증거로 제출될 수 있는가?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라도 이 사건의 쟁점을 쉽게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얽히고설킨 법적 권리관계를 선명하게 분석해 본다.
법원 증거 제출, 내 동의가 없어도 합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이 뷔의 동의 없이 카카오톡 대화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는 행위 자체는 원칙적으로 민사소송법상 허용된다.
민사소송법 제289조에 따라 소송 당사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증거를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
대화의 당사자 중 한 명이 자신이 참여한 대화 내용을 적법하게 보유하고 있다면, 이를 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하는 데 있어 내용에 등장하는 제3자의 사전 동의가 법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제출된 증거를 실제로 재판에 활용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판단에 달려 있다.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를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하면 조사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해당 카카오톡 대화를 증거로 채택한 것도 그 증거가 사건의 쟁점과 관련이 있고 증명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증거 채택이 면죄부는 아니다: 덫으로 작용하는 개인정보보호법
법원이 해당 대화를 증거로 채택했다고 해서 증거 수집과 제출 과정의 모든 불법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사건의 핵심적인 반전이 등장한다. 바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가능성이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에 따르면 개인정보는 원칙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만 수집 및 이용이 가능하다. 예외적으로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제15조 제1항 제6호)에만 동의 없는 수집과 이용이 허용된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례는 사안에 따라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수원지방법원 2023. 4. 21. 선고 2022나83175 판결은 방어권 행사나 증거 신청이라는 자신의 정당한 이익을 위해 개인정보를 제출하는 것을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당한 이익에 해당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모든 소송 증거 제출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무분별한 제출에는 철퇴가 내려진다. 울산지방법원 2025. 8. 21. 선고 2025노220 판결은 증거 제출의 상대방이 법원이라는 사정만으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며, 동의 없이 캡처 사진을 제출한 행위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인정했다.
부산고등법원(창원) 2022. 11. 11. 선고 2022노1328 판결 역시 범죄 피해를 고소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하더라도 동의 없는 영상 제공 행위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당황스럽다는 뷔의 한마디가 판을 뒤집는 법적 이유
뷔가 어느 한쪽의 편에 서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며 사적인 일상 대화라고 명시적으로 밝힌 점은 향후 법적 판단에서 결정적인 무게를 지닌다.
법원은 개별 사안에서 소송 당사자의 정당한 이익과 제3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비교형량하여 위법 여부를 가린다. 뷔의 발언은 해당 대화가 특정 입장을 지지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순수한 사적 영역의 정보임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동의 없는 증거 제출에 대해 매우 당황스럽다고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향후 법적 대응을 위한 중요한 의사표시를 남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3자인 뷔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제공된 것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있다. 나아가 해당 소송의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하여 증거 배제나 비공개 처리를 요청할 수 있으며, 무단 사용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 민법상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무심코 낸 캡처본에 전과자 된다: 소송 실무자를 위한 3가지 해결책
누구든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타인과의 대화 내역을 법정에 제출해야 할 순간이 올 수 있다. 이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소지를 없애고 정당하게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실무적 가이드를 따라야 한다.
첫째, 대화 내용 전체를 통째로 제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해당 증거가 소송의 쟁점과 직접 관련이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입증이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의 범위로 발췌해 제출해야 한다.
둘째, 제3자의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별 가능한 개인정보는 일부 가리거나 비실명화 처리를 거친 후 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사전에 제3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만약 동의를 구하지 못한 경우라도 사전에 동의를 구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충분히 소명할 수 있어야 하며, 무작정 법원에 제출하는 행위는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