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불원서 작성 전 꼭 읽어봐야 할 변호사들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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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불원서 작성 전 꼭 읽어봐야 할 변호사들의 조언

2020. 12. 23 14:34 작성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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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처벌불원서 꼭 써줘야 하는 것 아니다, 성급하지 말자

② 합의금을 받기로 했다면⋯선(先)입금, 후(後)제출

조사 받을 때는 '싹싹' 잘못을 빌더니, 처벌불원서 제출한 후 태도가 돌변한 상대방. 다시 철회할 수 있을까.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했다. 경찰에 신고했고, 남자친구는 경찰서를 드나들며 조사를 받았다. 남자친구는 "모두 내 잘못"이라며 싹싹 빌었다. 마음이 흔들린 A씨는 결국 경찰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남자친구 태도가 돌변했다. "어떻게 나를 고소할 수 있느냐"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며 A씨를 몰아붙였다. 그러더니 A씨 속을 뒤집는 말을 남기고 잠적했다.


"그닥 잘못한 것도 없는데 비느라 짜증 났네."


A씨는 순간의 감정에 흔들려 남자친구를 용서해준 게 너무나 후회된다.


순간의 감정에 흔들리지 말 것⋯처벌불원서는 번복 어려워

피해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범죄를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라 한다. 이런 경우엔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내는 것만으로 가해자는 형사책임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런데 이렇게 혐의를 벗은 가해자가 처벌불원서 제출 전과는 다른 태도를 취한다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분노가 일 수밖에 없다.


서류 제출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다면 이런 괘씸한 행동에 맞대응할 수 있겠지만, 그럴 수가 없다. 한 번 제출된 '처벌불원서'를 번복하는 건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박종래 법률사무소의 박종래 변호사는 "단순폭행처럼 반의사불벌죄 사안에서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면 검찰은 불기소처분을, 법원은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해야 한다"며 "나중에 피해자가 다시 처벌을 희망한다고 해도 효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반의사불벌죄의 경우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했다가 철회해도, 다시 고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결정(2019헌마1120)도 이러한 설명을 뒷받침한다. 폭행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처음부터 처벌불원 의사를 명시했다면, 이후 다시 처벌을 희망하더라도 사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도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경찰서에 제출했다면, 가해자 태도가 변했다는 이유로 처벌불원 의사를 철회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처벌불원서 작성할 때 명심해야 할 두 가지

그렇기 때문에 변호사들은 "처벌불원서 제출에 신중해야 한다"며 아래 두 가지 사항을 기억해두라고 조언했다.


①꼭 써줘야 하는 것 아니다, 성급하지 말자

형사고소가 접수되고 나면 가해자는 마음이 급해진다. 처벌불원서로 사건을 종결시킬 수 있는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다.


"처벌불원서를 지금 써주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말을 듣더라도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1심 판결 전까지 제출되는 처벌불원서의 효과는 동일하다. 그러니 경찰 수사 단계를 지나 검찰 기소 단계도 지나 재판이 시작된 후까지 충분히 고민할 수 있다.


법무법인(유한) 이현의 이경석 변호사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는 늦어도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하면 된다"며 "단, 재판 등 절차를 최소화하고 싶다면 검찰의 처분(기소, 불기소)이 이뤄지기 전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②합의금을 받기로 했다면? 선(先)입금, 후(後)제출

보통 처벌불원서는 합의와 함께 논의된다.


이때 가해자가 "합의금을 나중에 주겠다"고 제안한다면 조심해야 한다. 철회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일단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뒤 합의금을 주지 않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정평의 김형석 변호사는 "가급적 처벌불원서와 합의금 전부를 동시에 교환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향후 가해자가 잠적해 합의금 집행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합의금이 전부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처벌불원 효력 문제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나중에 합의금을 받기로 했다면, 처벌불원서와 합의서를 '공증'해두는 방법이 있다.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는 이유에 합의금 약정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합의서에는 합의금이 얼마인지와 지급기일이 언제인지 등을 상세히 기재해 공증을 받으면 된다.


합의금 안 주고 처벌불원서만 받아 갔다면? 엄벌탄원서 제출하라

만약,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는데 가해자가 합의금을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사건이 경찰 수사단계 혹은 검찰의 처분 전이라면 '엄벌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조언했다. 원칙적으로는 처벌불원서 제출 후 이를 철회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가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처벌 의사가 바뀌었음을 강하게 주장해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도 "일단 검찰에 가해자가 합의금을 주지 않는 사실 등을 알리고, 처벌불원의사를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라"고 했다.


법무법인 흥인의 김원상 변호사 역시 "피해자로부터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며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즉, 합의금 등을 조건부로 내건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그 자체로 무효를 주장할 수 있고 진실한 처벌불원 의사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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