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팔굽혀펴기로 근육 녹고 척추 부서져도 군은 은폐 급급… 진화하는 병영 부조리
강제 팔굽혀펴기로 근육 녹고 척추 부서져도 군은 은폐 급급… 진화하는 병영 부조리
'가혹행위' 육군 간부 송치
군인권보호관 출범 무색하게 피해 접수 87% 폭증

피해 병사의 검사 결과지와 진단서 모습. /연합뉴스
체력단련을 빙자한 가혹행위로 근육이 녹고, 괴롭힘에 창밖으로 몸을 던지는 등 군내 인권 침해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한 육군 간부가 병사에게 강압적으로 팔굽혀펴기를 시켜 중증 횡문근 융해증(근육 세포가 손상되어 녹아내리는 질환)을 앓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간부는 직권남용, 가혹행위, 폭행치상 혐의로 군 검찰에 송치됐다.
더 큰 문제는 군 내부의 사건 축소 및 부실 대응이다. 중국 유학 경험으로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선임과 동기들에게 혐오 발언 등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한 병사가 지난 4월 생활관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하지만 부대 측이 작성한 발병 경위서에는 괴롭힘이라는 근본적 원인은 빠진 채 '낙상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만 적혀 있었다. 군사경찰 수사 단계와 검찰의 공소사실에도 해당 사실은 기재되지 않았다.
인과관계 쏙 빠진 공소사실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해당 사건에 대해 "이 친구가 전신 마취를 하고 두 차례 수술을 받았고 척추가 모두 으스러졌는데, 그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피해자를 괴롭힌 사람은 모욕죄로 벌금 100만 원 구형밖에 안 받은 상태"라며 "검사가 '자살 시도를 했다'는 정황을 공소 사실에서 빼는 바람에 솜방망이 처벌이 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비판했다.
257% 폭증한 병영 부조리 상담
이러한 군내 가혹행위를 근절하고자 지난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 산하에 '군인권보호관' 제도가 신설됐으나, 예방 및 감시 효과에는 명확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조사의 물리적 한계
특정 주제를 정해 연간 약 90여 곳의 부대만 방문 조사하므로, 전체 부대에 대한 사전적·예방적 모니터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진화하는 신종 괴롭힘
탈북민 자녀나 해외 유학 경험 장병의 성장 배경을 이유로 삼는 등 적발하기 어려운 형태의 관행적 집단 괴롭힘이 발생하고 있다.
피해 폭증
지난해 민간 단체인 군인권센터에 접수된 인권 침해 상담은 1,925건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으며, 병영 부조리 상담은 257% 폭증했다.
군 내부 고충 상담 체계인 '국방헬프콜'이 작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고를 꺼리는 병영 내 폐쇄적 인식이 강하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군 내부 시스템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외부 기관이 동시에 개입할 수 있는 상호 병렬 형태의 독립적 감시 기구가 온전히 정착되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