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먼저 등장한 부산 '대패삼겹살'…백종원의 원조 마케팅, 법적 책임 물을 수 있을까
10년 먼저 등장한 부산 '대패삼겹살'…백종원의 원조 마케팅, 법적 책임 물을 수 있을까
법원 "백 대표 최초 개발자로 보기 어려워"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연합뉴스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자신이 대패삼겹살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주장해 온 가운데, 이보다 10년 앞서 대패삼겹살을 판매했다는 창업자가 등장하며 이른바 '원조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관련 의혹을 다룬 유튜버를 상대로 가맹점주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백 대표를 최초 개발자로 보기 어렵다며 가맹점주 측 패소 판결을 내렸다.
10년 먼저 나타난 '대패삼겹살'
백종원 대표는 과거 방송 등을 통해 1993년 무렵 육절기를 잘못 구입해 얇게 말린 삼겹살을 만들게 됐고, 손님이 "대팻밥 같다"고 말한 데서 착안해 대패삼겹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해 왔다.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도 1993년 백종원이 개발했다고 명시한 바 있다.
그러나 1983년부터 부산에서 음식점을 운영했다는 창업자 류수덕 씨는 이를 강하게 반박했다.
류씨는 중고 일본산 육절기로 고기를 얇게 자르자 둥글게 말렸고, 이를 본 손님들이 먼저 '대패'라는 말을 꺼냈다고 회상했다.
류씨가 공개한 폐업사실증명원에는 음식점 개업일이 1984년 2월로 기재돼 있었다. 당시 부산과 마산 일대에서 이미 냉동 삼겹살을 얇게 썰어 먹는 방식이 인기를 얻고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법원의 판단과 원조의 기준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는 이 같은 내용을 다룬 유튜버(김재환 PD)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1980년대 후반부터 부산에서 이미 대패삼겹살이라고 불리는 얇은 삼겹살구이가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백 대표를 최초 개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영업권 침해·허위사실 유포 성립할까
단순한 도의적 논란을 넘어 유명인의 '원조' 발언이 법적 책임을 지려면 부정경쟁방지법이나 형법상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영업권 침해와 허위사실 유포 모두 법적으로 인정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분석했다.
1.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권 침해' 성립 여부
품질 오인 행위 미성립: 단순한 역사적 기원 주장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품질적 신뢰를 형성하는 요소가 아니므로, 부정경쟁방지법상 '품질 오인 선전'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공공영역에 속한 명칭: '대패삼겹살'은 이미 외식업계에서 보편화된 일반명사다. 특정인의 독점적 영업 성과로 인정받기 힘들어 성과 무단 사용 역시 적용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2. 형법상 '허위사실 유포' 성립 여부
'고의성' 입증의 한계: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허위임을 알면서도 악의적으로 유포했다'는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 백 대표가 본인 경험에 기반해 발언했다면 고의성을 입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손해 인과관계 입증 난관: 기존 판매자 측이 원조 발언 금지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단순한 선행 영업 사실을 넘어 발언으로 인한 구체적 영업 손실과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유명인의 '원조' 마케팅을 둘러싼 도의적 논란과 법적 위법성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