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마음 돌리려 이혼사유 다 인정하겠다는데…변호사들 “최악의 수” 말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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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마음 돌리려 이혼사유 다 인정하겠다는데…변호사들 “최악의 수” 말리는 이유

2026. 07. 21 11:5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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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변호사 선임해 이혼소송, 남편은 “맞서 싸우는 듯 보일까” 선임 망설여…재산도 다 주겠다며 사과 스탠스 고민

이혼 소송 중 관계 회복을 원한다면, 모든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변호사를 선임해 진심을 전달하고, 조정·상담 등 합법적 절차로 대화 기회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 AI 생성 이미지

아내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한 A씨의 목표는 오직 하나, 아내의 마음을 돌이키는 것이다. 그는 아내가 주장하는 이혼 사유를 모두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다.


돈이 문제랴. 아내만 돌아온다면 가진 재산을 모두 아내 명의로 바꿔 줄 수도 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아내는 이미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자신도 변호사를 선임하면 왠지 ‘맞서 싸우는’ 모양새로 비칠까 걱정된다. 차라리 변호사 없이 법정에서 사과만 하는 게 진심을 전하는 길이 아닐까.


A씨는 소송을 최대한 길게 끌며 아내가 다시 생각할 시간을 벌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진심 어린 사과”와 “법적 자백”은 다르다…모든 주장 인정하면 이혼 판결만 빨라질 뿐


변호사들은 A씨의 생각, 즉 ‘모든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전략이 관계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심을 전하려던 행동이 오히려 신속한 이혼 판결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진심 어린 사과와 법정에서의 사실 인정은 다른 문제”라며 “한 번 인정한 내용은 이혼 사유·위자료 판단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과 다른 부분까지 인정하거나 ‘재산을 모두 넘기겠다’는 약속을 먼저 하면, 관계는 돌아오지 않은 채 재산분할 협상력만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역시 “사실관계를 전부 인정하는 방식은 아내의 마음을 돌리기보다 유책성을 확정하고 재산분할, 위자료, 양육권 판단까지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내가 주장하는 사실을 법정에서 그대로 인정(자백)하면 법원은 이를 근거로 즉시 이혼 판결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 유희원 법률사무소의 유희원 변호사는 “아내가 주장하는 사실 중 법원에서 이혼에 달할 만큼에 해당하는 A씨 측 유책사유는 부인하고, 작은 잘못들만 인정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변호사 선임, ‘맞서 싸움’ 아닌 ‘관계 회복’ 위한 안전장치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맞서 싸우는 것처럼 보일까’ 하는 걱정은 오해이며, 오히려 변호사 선임이 관계 회복이라는 목표를 위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베테랑 서울분사무소 박건일 변호사는 “변호사 선임이 ‘맞서 싸우는 것처럼 비친다’는 것은 오해”라며 “변호사는 소송에서 본인의 이익과 절차를 정확히 지키기 위한 조력자이지, 반드시 적대적 대응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변호사를 통해 A씨의 진심을 법원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변호사는 ‘내 진심을 왜곡 없이 전달하기 위한 법률적 주장을 할 수 있는 대변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정적인 실수를 막고, 반성과 관계 회복 의지를 정제된 법률 언어로 전달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조율 조가연 변호사는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해서 반드시 공격적으로 다투거나 배우자를 몰아붙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는 입장을 절차에 맞게 전달하는 것도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소송 고의 지연은 ‘역효과’…‘조정·상담’ 절차 활용이 합법적 방법


아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소송을 지연시키고 싶다는 A씨의 바람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은 ‘고의적인 지연’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복적인 기일 변경 신청이나 송달 회피 등은 재판부에 나쁜 인상을 주고 아내의 불신만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법이 허용하는 절차를 활용해 합법적으로 시간을 버는 방법이 제시됐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법원에 가정을 지키고 싶고 원인 제공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니 가사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만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소요되며,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 역시 “대리인을 통해 가사 조사와 부부 상담 절차를 적극적으로 신청하면, 수개월의 시간을 합법적으로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간 재판정이 아닌 상담실이라는 환경에서 아내와 대화하며 마음을 돌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혼소송은 판결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고순례 변호사는 “피고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 사건은 1심 판결까지 2~3년이 걸리고, 항소와 대법원까지 가면 4~5년이 걸리기도 한다”며 “그 기간 부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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