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모 폭행하고 제 목에 칼 댄 만취 아들... 법원은 이것도 '협박'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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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모 폭행하고 제 목에 칼 댄 만취 아들... 법원은 이것도 '협박'으로 본다

2026. 02. 06 17:4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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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해 부모 목 조르고 뺨 때린 아들

경찰 출동하자 흉기 소동

과거에도 처벌불원으로 풀려나

술에 취해 부모 앞에서 부엌칼로 자해 소동을 벌인 아들이 특수존속협박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이른 아침, 술에 취한 아들이 부엌칼을 꺼내 들었다. 칼끝이 향한 곳은 자신의 목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어머니에게 그 순간은 칼에 찔리는 것보다 더한 공포였다.


수원지방법원은 특수존속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그가 직계존속인 부모를 상대로 패륜적인 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하면서도, 다시 한번 사회 복귀 기회를 주었다.


"나를 잡아가라"... 아수라장이 된 아침


사건은 지난 2025년 8월 9일 오전 7시경, 수원시 권선구의 한 주택에서 벌어졌다. 술에 취한 A씨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화를 내며 거실에 있던 소파 스툴을 뒤집어엎었다.


난동은 물건을 부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아버지를 밀치고 목을 조르는가 하면, 아버지와 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자, A씨의 행동은 더욱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는 경찰관들 앞에서 주먹으로 자신의 얼굴을 때리며 "나를 잡아가라"고 소리쳤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주방에 있던 부엌칼을 꺼내 자신의 목에 갖다 댔다. 어머니 앞에서 "죽어버릴 것"이라며 자해 소동을 벌인 것이다.


자신을 찔러도 '협박죄'가 된다?


A씨는 칼을 부모에게 직접 겨누지 않았다. 자신의 목에 댔을 뿐이다. 하지만 검찰은 그를 '특수존속협박' 혐의로 기소했다.


법적으로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해악의 내용은 꼭 상대방의 신체에 대한 공격일 필요는 없다.


법원은 A씨가 위험한 물건인 부엌칼을 들고 자해할 듯이 행동한 것 자체가 이를 지켜보는 어머니에게 극심한 공포를 주는 '협박' 행위라고 판단했다.


"패륜 범죄" 꾸짖으면서도 선처한 이유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봤다. 강영선 판사는 "자신의 모친인 피해자에 대하여 패륜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는 측면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엄중한 처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A씨는 과거에도 부모에게 비슷한 폭행과 협박을 저지른 전력이 있었다. 당시에는 어머니가 처벌을 원치 않아 법망을 피했지만, 술에 취해 또다시 부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이다.


그럼에도 법원이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판결문에는 어머니의 용서가 결정적인 이유로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약 4개월 동안 구금되어 있으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인 어머니가 아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


또한, 흉기를 들긴 했으나 부모를 직접 위협하지 않고 자해 소동에 그친 점, 다른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도 고려되었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2025고단4565 판결문 (2025. 12. 10.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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