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친이 내 아이패드를 당근에?…횡령죄로 고소될까
헤어진 여친이 내 아이패드를 당근에?…횡령죄로 고소될까
귀금속까지 팔려는 전 연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까지 생각하며 동거하던 전 여자친구 B씨로부터 스토킹 및 주거침입 혐의로 고소당한 A씨.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접근금지 잠정조치까지 받아 함께 살던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억울한 와중에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B씨가 A씨 소유의 200만원 상당 아이패드는 물론, 투룸에 남아있는 반지와 목걸이 같은 귀금속까지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려 팔려고 하는 것이다.
A씨는 B씨와 1년 반 동안 동거하며 집 보증금과 월세는 물론, 약 3,000만원의 돈을 주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스토킹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재산까지 빼앗길 위기에 처한 A씨. B씨의 행동을 막고 자신의 물건을 되찾을 방법은 없을까?
전 여친의 '내 물건' 중고 판매, 점유이탈물횡령 아닌 '횡령죄'
A씨의 사례처럼 헤어진 연인이 남겨진 물건을 마음대로 처분할 때, 많은 사람이 '점유이탈물횡령죄'를 떠올린다. 길에 떨어진 물건을 주웠을 때 적용되는 죄명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 사안은 횡령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점유이탈물횡령은 유실물을 취득할 때 적용되는 죄명으로, 현재처럼 동거 주거지 내 보관 중인 물건을 처분하는 사안과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법적으로 횡령죄는 다른 사람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이를 임의로 처분했을 때 성립한다. 동거 관계에서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물건을 사실상 보관해주는 '위탁관계'가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의담 박상우 변호사는 "상대방에게 보관을 맡긴 상태라면 횡령, 상대방 점유가 아니라 친구의 점유가 남아 있는 물건을 가져간 것이라면 절도 쪽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B씨가 구매자를 속여 물건을 판다면 구매자에 대한 사기죄가 될 수도 있다.
핵심은 '소유권' 입증…이체내역·중고거래 글부터 확보해야
횡령죄 등으로 법적 대응을 하려면 해당 물건이 '내 것'임을 명확히 입증해야 한다. 변호사들은 소유권 입증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봤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동거 관계에서 함께 생활하던 공간에 있던 물건은 소유 관계가 다투어지기 쉽다"고 짚었다.
오 변호사는 "아이패드처럼 이체 내역과 대화가 남아 있어 친구분이 구입해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이 분명한 물건은 대응이 비교적 명확하나, 반지나 목걸이 등은 누구의 소유인지, 선물한 것인지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입 자료와 소유 관계를 보여주는 근거를 최대한 확보해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B씨가 올린 중고거래 게시글 캡처, 아이패드 구매 당시 이체 내역과 대화 내용, 귀금속 구매 영수증 등을 즉시 확보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섣부른 직접 대응은 금물…'접근금지' 위반 시 더 큰 처벌
변호사들이 한목소리로 경고한 것은 A씨가 현재 받은 '접근금지 잠정조치'다. 억울한 마음에 물건을 되찾겠다며 직접 B씨에게 연락하거나 집에 찾아가는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잠정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지인이 직접 주거지에 출입하거나 상대방에게 연락하는 행위는 조치 위반으로 형사 처벌 수위를 높일 수 있어 극도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 역시 "지인이 직접 주거지에 들어가 물건을 가져오려는 행동은 또 다른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물건 회수는 변호인을 통한 내용증명 발송, 경찰에 횡령 혐의로 고소장 제출, 민사상 물건 반환 청구 등 반드시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안전하게 진행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현재는 스토킹 사건 방어와 재산피해 대응을 함께 보실 변호인 조력을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