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장관 "윤석열 CCTV 영상, 국민 공개 어렵다"…이유는?
정성호 장관 "윤석열 CCTV 영상, 국민 공개 어렵다"…이유는?
의원 열람은 허용, 대중 공개는 선 긋기

정성호 법무부 장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영상 공개를 두고 국회의 '열람권'과 정부의 '국격 보호'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회 의결을 통해 영상 확보를 벼르는 가운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일반 국민에 대한 공개는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사건의 발단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진하는 '윤 전 대통령 수감 특혜 의혹 조사'다. 이들은 내달 1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과정이 담긴 CCTV 영상 열람을 포함한 현장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의결을 통해 이를 강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한때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던 분에 대한 (법) 집행 과정에서 나타난 불미스러운 것을 일반에 공개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의 열람 요구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정 장관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법)에 의해 의결이 이뤄진다면, (국민 공개 대신) 의원들이 많이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열람'과 '공개'를 명확히 분리한 것이다.
법적으론 '열람 가능', 그러나 '공개'는 첩첩산중
국회의 영상 열람 요구 자체는 법적 근거가 충분하다. 국회증언법은 국회가 안건 심의나 국정조사 등을 위해 기관이 보유한 영상물 제출을 요구할 경우, 다른 법률에도 불구하고 원칙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 장관이 '국민 공개는 어렵다'고 밝힌 배경에는 복잡한 법적·정책적 고려가 깔려있다.
우선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이 법적 방패막이 되기는 어렵다.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전직 대통령의 신분과 예우를 정하고 있지만, 형사절차상 특별대우나 사생활 보호에 대한 직접적인 규정은 없다. 정 장관이 언급한 "외교적 망신, 국격 등에 대한 고민"은 법률 조항보다는 국가 위신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에 가깝다.
더 큰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다. 해당 영상에는 윤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교도관 등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을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는 과거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국가적 조치는 엄격한 기준과 방법에 따라 섬세하게 행하여지지 않으면 아니된다"(2005헌마1139)고 판단한 바 있다. 무분별한 공개는 또 다른 인권 침해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장관이 구분한 '의원 열람'과 '국민 공개' 역시 법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국회법은 비공개 회의록 등에 대해 의원의 열람은 허용하되, 이를 타인에게 전파하거나 복사하게 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자료 접근권과 대국민 공개는 별개의 차원이라는 의미다.
결국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볼 권한은 국회가 쥐게 됐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물을 대중 앞에 꺼내놓을지는 또 다른 차원의 정치적, 법적 판단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 역시 "영상을 보고 난 뒤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