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구암동 40억 규모 전세사기 발생... 유명 식당 대표·금융권 연루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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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구암동 40억 규모 전세사기 발생... 유명 식당 대표·금융권 연루 의혹

2026. 01. 23 16:5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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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업자·공인중개사·금융권 카르텔 의혹

'면피용 계약서'로 법망 피하기 시도에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대전 전세사기 피해 건물 /연합뉴스

잠잠하던 대전 지역에 다시 한번 대규모 전세사기 파문이 일고 있다. 대전 유성구 구암동 일대 다가구주택 3채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피해 규모만 40억 원대에 달한다. 특히 대전에서 TV에 출연할 정도로 유명한 식당의 대표 A씨가 건물의 실소유주로 지목되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은 실소유주 A씨와 그의 명의를 빌려준 임대인 2명, 그리고 공격적인 중개를 담당한 공인중개사 3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20여 명의 임차인으로부터 고소당했다. 아직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40여 명에 이르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또한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공인중개사들은 "실소유주가 대전에서 큰 식당을 운영하는 유명인이라 안전하다"며 임차인들을 안심시켰다. 이 과정에서 실소유주 A씨는 공인중개사들에게 법정 수수료의 5배에 달하는 약 200만 원의 '과다 수수료'를 지급하며 계약 체결을 독려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해당 건물들이 이미 경매 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도 버젓이 새로운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는 점이다.


'면피용 문구' 넣은 지능적 계약서, 처벌 피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이 과거 전세사기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지능적인 책임 회피 설계'에 있다. 가해자들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건물의 채권최고액을 고지했고 임차인 동의 하에 계약했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나중에 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 "위험성을 충분히 알렸다"라고 주장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막을 쳐둔 것이다.


그러나 법조계의 시각은 다르다. 계약서상으로는 권리관계를 고지한 형식을 취했더라도, 구두로 선순위 보증금을 축소해 알리거나 "문제없다"고 속였다면 이는 명백한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1974. 3. 12. 선고 74도164 판결)에 따르면, 경락허가 결정이 된 사실을 숨기고 전세 계약을 맺는 것은 사기죄를 구성한다.


또한, 법정 수수료의 5배를 지급하며 계약을 성사시킨 행위는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위반이다. 판례(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5. 7. 10. 선고 2015고정348 판결)는 명목을 불문하고 법정 보수를 초과해 금품을 받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계약서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 아니라, 처음부터 편취의 고의를 숨기기 위해 고안된 '진화된 수법'이라고 분석한다.


특정 새마을금고와 결탁 의혹, '범죄단체조직죄' 수사 급물살

사건의 또 다른 축은 금융권의 연루 가능성이다. 피해 건물 3채 모두 대전의 특정 새마을금고 한 곳에서 대출이 실행됐다. 놀랍게도 해당 금고는 이미 다른 전세사기 사건에서 불법 대출을 실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임직원들이 근무하는 곳과 동일하다.


피해자들은 임대인, 공인중개사, 금융기관 임직원이 조직적으로 공모했다며 이들을 '범죄단체조직죄'로 수사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형법 제114조에 규정된 범죄단체조직죄는 단순한 공모를 넘어 수괴, 간부, 가입자로 구분되는 통솔 체계를 갖췄을 때 성립한다.


최근 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 15. 선고 2023고단4503 판결)은 조직적 전세사기 일당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인정해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번 사건 역시 실소유주 A씨를 중심으로 한 위계 구조와 역할 분담이 명확히 드러날 경우, 단순 사기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기관의 '부실 심사' 책임론… 피해 구제 길 열리나

금융기관의 민사상 책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판례(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12. 선고 2022가단5036465 판결)는 금융기관이 전세자금 대출 시 임대차 계약의 진정성을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약 새마을금고 측이 경매 위기 건물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고 대출을 승인했다면,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현재 대전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불법 대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출 서류 분석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피해 임차인들은 형사 고소와 더불어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피해자 결정 신청을 통해 취득세 감면 및 금융 지원 등의 구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법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유명인의 신망과 금융권의 신뢰를 악용한 고도화된 범죄"라며 "단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 범죄 카르텔의 관점에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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