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준 명품백 팔았다가 사기죄 피소…'고의성'이 가른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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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준 명품백 팔았다가 사기죄 피소…'고의성'이 가른 운명

2025. 12. 30 15:3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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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여행비 마련하려 중고거래 나선 대학생, 가품 판매로 피소…환불 제안에도 구매자는 형사처벌 고수. 법률 전문가들 "사기 의도 없었다는 점 입증이 관건"

한 대학생이 선물 받은 명품 가방을 중고 판매했다가 가품으로 밝혀져 고소당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여행비 벌려다 전과자 될 판"…엄마 선물 판 대학생의 중고거래 악몽


졸업 후 여행 경비를 마련하려던 대학생 A씨의 소박한 계획은 한순간에 법적 분쟁이라는 악몽으로 변했다. 4년 전 어머니에게 선물 받은 명품 가방을 중고 장터에 팔았다가 사기죄로 고소당한 것이다. A씨는 가품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진품인 줄 알았어요"…선물로 받은 가방이 불러온 나비효과


대학교 4학년인 A씨는 4년 전 스무 살 때 어머니로부터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다. 최근 졸업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이 가방을 중고 거래 앱에 48만 원에 내놓았다. 당시 동일 제품의 시세가 260만 원에 달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A씨는 중고 앱에서 형성된 40만~50만 원대 가격을 참고했다.


구매자가 "정품이 맞느냐"고 묻자, A씨는 의심 없이 "맞다"고 답했다. 구매자의 인증 사진 요구에, 마침 지방에 내려와 있던 A씨는 4년 전 어머니가 지인에게 가방을 구할 당시 받아두었던 사진을 찾아 보내주었다.


거래는 순조롭게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며칠 뒤, 구매자로부터 가방이 가품이라는 연락이 왔다. 문제는 A씨가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앱을 삭제한 상태라 이 메시지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결국 구매자는 A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A씨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서야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


"환불해 드릴게요" vs "형사 처벌 원한다"…엇갈린 입장


상황을 파악한 A씨는 즉시 구매자에게 돈을 돌려주려 했다. 삭제했던 앱을 다시 설치하고, 택배사에 전화해 구매자의 연락처를 수소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환불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구매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는 단순 환불이 아닌, 형사 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받아내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A씨는 "먹튀(돈만 받고 잠적하는 행위)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가품인 줄 알았다면 팔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A씨의 부모님 역시 "선의로 판매한 것인데 부당하다"며 합의하지 말라는 의견이다.


법조계 "사기죄 핵심은 '속이려는 의도'…A씨에겐 유리한 정황 많아"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을 '사기의 고의성' 여부로 꼽았다. 사기죄(형법 제347조)가 성립하려면 가품임을 알면서도 속여서 팔았다는 '기망의 고의'가 입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진품이라고 믿었던 부모님의 선물을 판매한 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한 점, 문제 발생 즉시 환불 의사를 표명한 점 등은 사기의 고의성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며 A씨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12년간 경찰 경제범죄수사팀에서 근무한 최성현 변호사 역시 "A씨의 경우 부모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물품을 진품으로 믿고 판매했고, 환불 의사도 즉시 표명한 점에서 사기의 고의를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판매한 점 역시 고의성을 부정하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는 설명이다.


최선의 해법은? "형사 책임 피하되, 민사적 환불은 의무"


전문가들은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민사적으로는 대금 반환 의무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품으로 판명된 이상, 계약의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받은 돈 48만 원은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윤관열 변호사는 "상대방이 합의를 원하지 않고 민형사 모두를 진행하려 할 경우, 변호사를 선임하여 대응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면서도 "장기적인 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합리적인 선에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는 구매자에게 원금 48만 원을 반환하고 형사 고소 취하 및 추가적인 민사 청구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제시됐다.


만약 구매자가 이마저도 거부한다면, 법원에 48만 원을 공탁(채권자가 변제를 받지 않을 때 돈을 법원에 맡겨 채무를 면하는 제도)하여 변제 의사가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A씨의 성실한 태도를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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