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결제 실수로 경찰서 가는데… 잊고 있던 미납 벌금은 어떡하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키오스크 결제 실수로 경찰서 가는데… 잊고 있던 미납 벌금은 어떡하죠?

2025. 09. 15 17:42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처벌불원서 한 장에 운명 걸렸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단골 식당에서 키오스크를 잘못 조작한 작은 실수가 컴퓨터등사용사기죄 혐의가 되어 돌아왔다. 식당 사장은 "오해였다"며 웃으며 용서했지만, 경찰의 출석 요구는 집요했다.


하지만 A씨가 경찰서 문턱을 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까맣게 잊고 있던 과거 벌금이라는 시한폭탄이 A씨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A씨는 자주 가던 식당에서 사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키오스크를 통해 직접 결제 했다. 이 과정에서 실수로 메뉴 한 가지를 누락한 채 결제했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사장은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연락을 받은 A씨는 즉시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고 곧바로 돈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오랜 단골이었던 사장도 오해를 풀고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합의서 없으면 수사는 계속된다

변호사들은 A씨에게 적용된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는 범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컴퓨터사용사기죄는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수사가 중단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의사불벌죄란 폭행죄처럼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한다.


하지만 컴퓨터등사용사기죄는 사회의 정보처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는 측면도 있어, 개인 간의 합의만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없다는 의미다. 사장의 용서는 양형을 정할 때 참작 사유일 뿐, 수사 자체를 멈추는 절대적 효력은 없다.


고의가 아니었다는 증명, 처벌불원서 한 장에 달렸다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이 사건의 핵심이 고의성 여부에 있다고 설명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는 고의가 명백히 입증되어야 한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조사 과정에서 과도한 변명보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진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수였다는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고 피해 금액을 즉시 변제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가 사장과 오랜 단골 관계였다는 점 역시 고의가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황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장의 용서 의사를 서류로 증명하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강민기 변호사는 “단순한 구두 합의가 아닌, ‘피해 변제가 완료됐고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서나 처벌불원서를 받아 경찰에 제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객관적 자료가 있다면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형사처벌과 전과 기록을 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진짜 폭탄은 따로 있었다

A씨의 가장 큰 두려움은 구금 가능성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번 컴퓨터 사용사기 혐의만으로는 구금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사안이 경미하고 피해자와 합의가 된 경우,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므로 조사 때문에 구금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진짜 위험은 A씨가 우려하는 대로 ‘미납 벌금’에 있다. 만약 미납된 벌금 때문에 이미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라면, 경찰서에 신원 조회를 하는 순간 체포되어 벌금을 완납할 때까지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의 한대섭 변호사는 “먼저 검찰청 민원실에 전화해 본인의 벌금 미납 내역과 지명수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수배 상태라면 담당 수사관에게 솔직하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월급날 이후로 출석 일정을 조율하는 등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