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시술 후기 썼다가 벌금 100만원…'공짜 마케팅'의 함정
무료 시술 후기 썼다가 벌금 100만원…'공짜 마케팅'의 함정
법원, '대가성' 있는 SNS 체험단 마케팅에 철퇴…'비급여는 괜찮다'는 안일한 인식에 경종을 울리다

SNS 후기 작성을 조건으로 무료 시술을 제공하는 병원의 '체험단 마케팅'은 불법 환자 유인 행위라고 법률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이다
블로그 후기 하나에 벌금 100만원, '공짜 마케팅'에 법원이 보낸 서늘한 경고장
SNS에 후기를 남기면 고가의 시술을 공짜로 해주겠다는 '체험단 마케팅'. 비용 절감과 홍보 효과를 동시에 노린 병원들의 이 관행적 마케팅이 불법 환자 유인 행위로 지목돼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후기 써주면 공짜'…'대가성'이 발목 잡았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시술 체험단을 모집하는 병원 광고가 넘쳐난다. 조건은 간단하다. 시술 후 자신의 블로그나 SNS에 정성스러운 후기를 작성하는 것. 병원 입장에서는 비용 없이 확실한 홍보 효과를 얻는 '남는 장사'로 여겨졌다.
특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시술은 법적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인식이 의료계에 널리 퍼져 있었다. 의료법이 금지하는 환자 유인 행위가 주로 급여 항목의 본인부담금 할인에 국한된다는 오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법을 절반만 이해한 위험한 발상이었다.
'비급여 할인'과 '대가성 유인'은 다르다
법률 전문가들은 '비급여'라는 방패 뒤에 숨은 '대가성'을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한다. 의료법 제27조 3항은 본인부담금 할인뿐 아니라 '금품 등을 제공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자체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서아람 변호사는 "비급여 진료비 자체를 할인하는 것과 달리, 후기 작성을 조건으로 무료 시술을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대가성 거래"라고 지적했다. 박성현 변호사 역시 "무료 시술은 환자에게 제공된 '금품'에 해당하고, 병원은 그 대가로 '블로그 후기'라는 홍보 효과를 얻었으므로 영리 목적의 환자 유인 행위"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이렇게 작성된 후기는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는 '치료 경험담 광고'로, 그 자체로도 의료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리뷰 지원금에 벌금 100만원"…법원의 실제 판단은
법원의 판단은 엄격했다. 실제로 한 산부인과는 광고대행사를 통해 블로거들에게 '리뷰 지원금'을 주고 후기 작성을 의뢰했다가 의료법 위반(환자 유인) 혐의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법원은 무료 시술이든 현금 지원이든, 환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대가'가 오갔다면 명백한 불법으로 판단한 것이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6고약12918)
이러한 판결은 '비급여니까 괜찮다', '남들도 다 한다'는 의료계의 안일한 인식에 경종을 울린다. 법원은 의료 시장의 과당 경쟁과 질서 문란을 막기 위해 대가성 홍보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며, '법을 몰랐다'는 항변은 정상 참작 사유가 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관할 보건소 등으로부터 관련 소명 요구를 받았다면, 섣불리 혐의를 부인하기보다 이벤트의 구체적인 내용과 환자 유인의 고의가 없었음을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