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자 공개"에 부담 호소했던 이진호 여자친구 사망…언론 책임론 비등
"신고자 공개"에 부담 호소했던 이진호 여자친구 사망…언론 책임론 비등
개그맨 이진호씨 음주운전 사건과 연관된 여성의 비극적 사망
언론 보도의 책임과 유족의 법적 구제 방안 긴급 분석

개그맨 이진호씨 / 연합뉴스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개그맨 이진호(39)씨의 여자친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일부 언론이 A씨를 이씨의 음주운전 신고자로 특정하여 보도한 후, A씨가 심적 부담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언론의 보도 행위가 한 사람의 비극적 죽음과 연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책임 공방이 예상된다.
음주운전부터 신고자 보도, 그리고 비극적 사망까지
개그맨 이진호씨는 지난 9월 24일 새벽, 인천에서 경기 양평까지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았다.
검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11%)에 해당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후 일부 연예 매체는 음주운전 신고자가 이씨의 여자친구인 A씨였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언론에 신고자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언론 보도로 인해 A씨는 각종 뉴스에 이름이 언급되는 현실에 심적 부담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10월 5일 오전 8시 30분께, A씨는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지인에게 발견되어 112에 신고됐다.
현재 경찰은 이씨의 음주운전 사건과 A씨 사망 간 관련성을 포함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범죄 혐의점이 확인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신고자 공개한 언론, 법적 책임은?
본 사안의 핵심 법적 쟁점은 언론이 음주운전 신고자인 A씨의 신원을 공개한 행위가 위법한지 여부와, 이로 인해 심적 부담을 호소하다가 사망한 A씨의 유족이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이다.
1. 언론사의 위법성: 신고자 보호 원칙 위반
신고자 신원은 개인의 사생활에 속하는 정보이며, 공익 목적의 신고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도 신원 공개를 거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언론이 이를 임의로 공개한 것은 다음과 같은 법적 문제를 야기한다.
- 사생활의 비밀 침해: 음주운전 신고 사실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영역에 속하는 정보이다.
- 신고자 보호 원칙 위반: 신고자의 신원을 공개하는 것은 공익을 위한 신고를 위축시킬 수 있어 공공의 이익에 반한다.
- 위법성 조각 사유 부정 가능성: 언론사는 보도의 자유를 주장할 수 있으나, 신고자의 신원 공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인정받기는 어렵다. 진실성 및 공익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 유족의 청구권: '추모 감정 침해'와 손해배상
사망한 사람 본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인정되지 않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지만, 유족은 고유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 유족들은 언론사의 보도로 인해 A씨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고, 유족 고유의 명예감정 및 추모 감정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민법 제750조 및 제751조에 따른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판례는 "고인에 대한 유족의 존경과 추모의 감정도 일종의 인격적 법익으로서 이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인정하며, 유족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한 바 있다.
- 언론중재법상 구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제5조의2에 따라 사망자의 인격권 침해에 대한 구제 절차를 유족이 수행할 수 있다. 유족은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반론보도, 손해배상 및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 등을 청구할 수 있다. 특히 언론중재법은 사망자를 '타인'에 포함하여 인격권 보호를 명시하고 있다.
인과관계의 난제: 보도와 사망 사이의 법적 연결고리
A씨가 언론 보도 후 심적 부담을 호소하다가 사망에 이른 점은 확인되지만, 언론 보도와 A씨의 사망 사이에 법적으로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될지는 복잡한 문제다.
언론 보도와 사망 사이에 약 10일의 시간적 간격이 있고, 경찰도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유족이 사망 자체로 인한 손해를 언론사에 청구하여 배상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유족의 소송은 사망으로 인한 손해배상보다는 신원 공개로 인한 A씨와 유족의 명예훼손 및 추모 감정 침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인 법적 구제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사망 원인 및 구체적인 경위 수사 결과에 따라 법적 판단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