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정가' 위약금, 웨딩홀의 항변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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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정가' 위약금, 웨딩홀의 항변 들어보니…

2026. 02. 06 12: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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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전 정가' 기준 위약금, 부당한가 합리적인가…양측 논리 '팽팽'

웨딩홀 계약 취소 시 할인 전 '정가'를 기준으로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관행에 대한 법적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을 앞두고 웨딩홀 계약을 취소한 예비부부에게 할인 전 '정가'를 기준으로 두 배에 가까운 위약금을 요구하는 관행을 두고 법적 공방이 뜨겁다. 소비자는 '부당한 갑질'이라며 분통을 터뜨리지만, 웨딩홀 측도 '나름의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맞선다.


소비자원의 권고도 통하지 않는 이 해묵은 분쟁, 과연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계약서에 서명했더라도 구제받을 길은 있는지, 양측의 주장과 법률 전문가들의 분석을 입체적으로 짚어봤다.


"할인해줄 땐 언제고"…위약금 폭탄에 발 동동 구르는 소비자


개인 사정으로 웨딩홀 계약 해지를 문의한 A씨는 업체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에 따라 실제 계약한 총금액의 10%를 위약금으로 내겠다고 했지만, 웨딩홀은 계약서에 명시된 '정가 기준' 10%를 요구했다.


문제는 웨딩홀이 내민 '정가'였다. 무료 제공 항목과 실제 얼마나 쓸지 모르는 음료 비용까지 모두 포함돼 A씨가 실제 지불하기로 한 금액의 두 배에 육박했다.


한국소비자원은 "과도한 위약금 청구"라며 웨딩홀에 시정을 권고했지만, 업체는 "계약서대로 하겠다"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분쟁조정 절차로 넘어갔지만, A씨는 민사소송까지 가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웨딩홀의 항변, "'정가' 기준 산정, 우리도 이유 있다"


소비자의 주장과 달리, 웨딩홀이 '정가'를 고집하는 데에도 나름의 논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률사무소 정중동의 김상윤 변호사는 웨딩홀 측의 입장을 이렇게 설명한다.


"위약금의 기준이 ‘할인 적용 후 실결제금액’이 아니라 ‘정가 기준’으로 산정되었다 하여 곧바로 부당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예식업계에서는 정가 기준에 따라 준비 인력, 식재료, 대관 등 일괄 예산이 편성되며, 할인은 마케팅·판촉 목적일 뿐 손해와는 별개라는 논리도 나름 타당성을 가집니다."


즉, 계약이 취소될 경우 발생하는 손해는 할인 여부와 무관하게 정가 기준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위약금 역시 정가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단순히 소비자를 기만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업계의 예산 편성 및 손해 산정 방식에 따른 관행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의 저울은 어디로?…'소비자 보호'에 무게 두는 법원


양측의 논리가 팽팽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대체로 소비자에게 더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웨딩홀의 주장에 일리가 있더라도, 그 결과가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부담을 지운다면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과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르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다한 위약금을 부과하는 조항은 무효이며, 실무적으로도 실제 계약 금액이 아닌 부풀려진 정가를 기준으로 위약금을 산정하는 것은 법적 효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약관법 제8조는 불공정한 약관 조항을 무효로, 민법 제398조는 위약금이 과다할 경우 법원이 감액할 수 있도록 규정하며 소비자를 보호하고 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계약서에 명시돼 있고 서명했더라도 그 조항이 약관법 제8조상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을 예정한 경우라면 무효 또는 감액 대상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분쟁조정 불발 시 소송 전략은?…'과다함' 입증이 관건


결국 분쟁조정이 결렬되면 남는 길은 민사소송뿐이다. 소송에서는 '정가 기준 위약금' 조항이 왜 부당하고 과도한지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무법인(유한) 바른길 안준표 변호사는 구체적인 소송 전략을 제시했다.


"공정위 표준약관은 직접 강행규정은 아니나 합리적 손해배상 범위를 가늠하는 강한 기준으로 기능하고, 소비자원이 '계약금 환급+총금액 10%'로 정정을 권고한 사정은 과다성 판단에 유리한 정황이 될 수 있으므로, 분쟁조정 불성립 시에는 ‘실제 합의총액 10%를 초과하는 부분은 약관법상 무효 또는 민법 398조상 감액’이라는 구조로 청구취지·원인을 세우는 대응이 실익이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실제 할인받은 금액이 명시된 견적서나 계약 관련 대화 내용 등 '실제 합의 총액'을 증명할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 법정에서 위약금의 부당함을 적극적으로 다퉈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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