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친형 횡령 소송 3년째… 모든 의문 '친족상도례' 한 단어로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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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 친형 횡령 소송 3년째… 모든 의문 '친족상도례' 한 단어로 풀린다

2025. 10. 30 13:1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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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위헌 결정 난 '친족상도례'의 딜레마

박세리 사건과 결정적 차이는?

2023년 3월 15일, 방송인 박수홍이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형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아들 돈, 내가 다 횡령했다." 법정에서 아버지가 아들의 재산을 가로챘다고 자백했지만, 이는 아들을 위한 참회가 아니었다. 오히려 큰아들을 구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었다.


방송인 박수홍 씨의 친형 횡령 사건에서 벌어진 이 아이러니한 상황의 중심에는 '친족상도례'라는 70년 묵은 형법 조항이 있다. 이 낡은 법 조항이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으면서, 박수홍 씨 사건은 물론 가족 간 금전 범죄에 대한 새로운 법적 잣대가 마련될 전망이다.


가족간 재산 범죄는 '처벌 면제', 70년 묵은 법의 그늘

29일 방송된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따르면 친족상도례는 "법은 가정의 문턱을 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가족 간의 재산 범죄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로 1953년 만들어졌다. 이 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형 면제: 직계혈족(부모·자식), 배우자, 동거 가족 간에 벌어진 절도·사기·횡령죄는 범죄가 성립해도 처벌을 완전히 면제한다.
  2. 친고죄: 그 외 친족(동거하지 않는 형제 등)의 재산 범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만 처벌할 수 있다.


박수홍 씨의 아버지가 "내가 횡령했다"고 나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버지는 직계혈족이므로 이 조항에 따라 처벌을 면제받을 수 있지만, 동거하지 않는 친형은 박수홍 씨가 고소했기 때문에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아버지가 나서서 아들의 개인 재산 횡령 혐의를 모두 뒤집어쓰려 한 것은, 결국 친형의 처벌을 막기 위한 방패였던 셈이다.


헌법재판소의 제동 "가족이란 이유로 재산권 침해 안 돼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6월, 이 낡은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법 조항이 위헌이지만, 즉시 폐지할 경우 생길 혼란을 막기 위해 국회가 올해 말까지 법을 개정하라는 시한을 준 것이다.


헌재는 "가정의 평화라는 입법 목적은 정당하지만, 경제적 약자인 가족 구성원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헌법소원을 낸 청구인 중에는 지적장애인 A씨의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A씨는 아버지의 유산 2억을 상속받았지만, 함께 살던 작은아버지 부부가 4년간 재산을 모두 가로챘다. 하지만 검찰은 동거 친족이라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속수무책으로 재산을 빼앗겨도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한 것이다.


박수홍 사건의 핵심, '개인 돈'과 '회사 돈'은 다르다

박수홍 씨의 친형 부부는 총 62억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심은 이 중 회사 자금 20억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친형에게 징역 2년을, 형수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친족상도례가 개인 간의 재산 범죄에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박수홍 씨 사건의 횡령액 대부분은 박 씨 개인이 아닌, 그가 소속된 매니지먼트 법인(회사)의 자금이다. 법인은 대표나 주주와는 별개의 인격체이므로, 법인 자금을 횡령한 것은 박수홍 개인이 아닌 법인에 대한 범죄다.


따라서 아버지가 "내가 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는 박수홍 씨의 '개인 자금' 횡령 부분에만 해당할 뿐, '법인 자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친형의 처벌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친족상도례라는 방패가 통하지 않는 영역이 존재하는 것이다.

2024년 2월 14일, 박수홍씨의 친형 진홍(56)씨가 14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4년 2월 14일, 박수홍씨의 친형 진홍(56)씨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뒤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박세리 사건과 다른 이유, 대법원의 새로운 해석

최근 아버지의 사문서 위조 문제로 갈등을 빚은 골프선수 박세리 씨의 경우는 어떨까? 이 사건은 친족상도례와 전혀 무관하다. 범죄 피해자가 박세리 개인이 아닌 '박세리희망재단'이라는 법인이고, 혐의 역시 재산 범죄가 아닌 '사문서위조'이기 때문이다.


한편, 대법원은 친족상도례의 맹점을 피하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처제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7,700만 원을 가로챈 형부 사건에서, 대법원은 "실질적인 피해자는 처제가 아니라 돈을 내어준 카드사 등 금융기관"이라고 판단했다.


형부와 금융기관은 친족이 아니므로, 친족상도례를 적용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 판결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악용한 범죄에 경종을 울린 의미 있는 결정으로 평가받는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용서받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법원의 전향적인 판결은, 가족 관계 속에서도 개인의 재산권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시대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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