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집회에서 봤다" 학교에 제보한 학부모⋯근처에 간 적도 없는 교사는 '황당'
"광복절 집회에서 봤다" 학교에 제보한 학부모⋯근처에 간 적도 없는 교사는 '황당'
당일 광화문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가능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랑제일교회·자유연대 등 정부와 여당 규탄 집회 참가자들이 길을 가득 메우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연합뉴스
교사로 재직 중인 A씨는 얼마 전 교감에게 크게 질책당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는 사유였다.
하지만 A씨는 그날 그 근처에도 간 사실이 없다.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교감은 이미 그를 집회참석자로 확정 짓고 몰아세웠다.
따로 알아보니, 한 학부모가 광복절 집회에서 A씨를 봤다며 '코로나 감염 위험성'을 학교에 제보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학부모로부터 사과받고 싶다는 뜻을 학교 측에 전했지만, 아무 소식이 없다.
이런 시국에 억울한 누명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결국 해당 학부모를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기로 결심했다.
변호사들은 우선 이번 사안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형법 제307조에서 말하는 명예훼손죄는 ①공연히 ②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摘示)해 ③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발생한다.
법률사무소 승인의 오승일 변호사는 "A씨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해당 학부모가 ②허위사실 적시한 것으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 변호사는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카드사용 내역, 문자나 카톡 내용 등을 바탕으로 지난 8월 15일 행적을 잘 정리해 두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인헌의 박창원 변호사도 명예훼손에 해당할 것 같다며 "학교 관계자를 통해 해당 사실이 제3자에게 퍼질 수 있어 공연성(①)도 인정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코로나 위험성을 알릴 목적으로 "광복절 집회에서 선생님을 봤다"고 한 제보가 명예훼손이 될 수 있을지는 단정 짓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는 "상대방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광복절 집회에서 그 선생님을 봤다'는 말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는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A씨가 고소를 결심했다면, 학부모의 인적 사항을 학교에 정보공개 청구하면 된다"며 "이를 토대로 제보자를 특정해 형사고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세훈 변호사는 "형사고소 후 수사 과정에서 상대방의 신원이 특정되고, 그가 한 말이 허위로 드러나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창원 변호사도 "형사고소와 별도로, 민사상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