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 "딥페이크" 항공대 남학생들 카톡 대화, 성희롱 맞지만 성희롱으로 처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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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캠" "딥페이크" 항공대 남학생들 카톡 대화, 성희롱 맞지만 성희롱으로 처벌 불가

2021. 09. 01 18:29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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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캠 찍고 딥페이크" "알몸사진 유도하자" 항공대 일부 남학생들의 성희롱 폭로

변호사 "성희롱 발언 맞지만 성범죄로는 처벌 어려워⋯'모욕죄'로 벌금형 예상"

과거 사례 살펴보니, 청주교대 단톡방 성희롱 남학생들도 모욕죄로 벌금형

한국항공대학교 일부 남학생들이 단톡방에서 다른 여학생과 교수를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개된 대화 내용을 살펴본 변호사들은 성희롱 발언은 맞지만 모욕죄가 적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왜 그런 건지 알아봤다. /연합뉴스·한국항공대학교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한국항공대학교 일부 남학생들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에서 다른 여학생과 여교수를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단톡방 대화를 보면 남학생들은 여교수와 여학생들을 상대로 입에 담기 힘든 노골적인 대화를 나눴다.


"몸캠 찍고 딥페이크(하자)" "누드사진 확보해 협박하는 방법밖에 없다" "속옷 벗기기 가능" "알몸사진 유도하자"와 같이 상대방이 모욕감과 모멸감을 느낄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낸 것. 해당 대화에 참여한 사람은 최소 4명. 이들은 위와 같은 대화에 "ㅋㅋ"를 사용하는 등 죄의식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상황을 즐기는 듯했다.


해당 의혹을 제기한 A씨는 자신이 여러 피해자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피해자들과 남학생들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 하지만 피해자들은 남학생들과 같은 수업을 들었다는 등의 이유로 (신상이) 노출돼 성적 대상화가 됐다고 했다. 또한, 대화 중엔 구체적인 범죄계획도 있었다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누가 봐도 성적 불쾌감이 들 수 있는 대화를 나눈 남학생들. 이들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단톡방에서 성희롱 발언⋯성희롱 맞지만 적용 혐의는 모욕죄만 가능

우선, 대화 내용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성희롱 발언이 맞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성희롱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신체접촉이 없는 성희롱에 대해, 직장 내 성희롱 등을 제외하고 처벌을 규정한 조항은 별도로 없는 상황이다.


성적수치심 등을 유발할 내용으로 카톡 대화를 나눴으니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로 처벌할 수도 있지 않을까.


통매음은 전화나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했을 때 성립한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는 "해당 남학생들은 피해자들이 참여하지 않은 단톡방에서 대화했다"며 "그 대화가 여학생에게 직접 도달하게 한 상황이 아니어서 통매음을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단톡방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남학생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명예훼손 △모욕죄 정도다.


다만, 변호사들은 이번 사안에 적용될 혐의는 오로지 모욕죄뿐이라고 했다. 권재성 변호사는 "100만원 이내의 벌금형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모두 공연성과 특정성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특정 여학생을 지목해 대화를 나눴으니 특정성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성 역시 충족한다.


남학생들끼리 나눈 대화이기 때문에 외부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대법원은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 충족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즉, 여러 명이 모인 단톡방에서 대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에게 그 내용이 전파됐기 때문에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취지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도 "이번 사안의 경우도 공연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 /로톡DB, 로톡뉴스DB
(왼쪽부터)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그런데 왜 변호사들은 명예훼손으로 처벌되긴 어렵다고 본 걸까. 이에 대해 권재성 변호사는 "현재까지 알려진 대화를 바탕으로 보면 그렇다"고 전제하며 이와 같이 설명했다.


"명예훼손은 허위사실 혹은 사실을 적시(摘示⋅짚어서 보여주는 일)했을 때 성립하는데, 이번 경우 성적 모욕이나 비방을 했을 뿐"이라며 "따라서 명예훼손 적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세훈 변호사 역시 "구체적인 사실 등을 언급하며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며 위 의견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결국 '모욕죄'로만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의견이었다. 실제 과거 비슷한 사례에서도 가해 학생들은 모욕죄로 처벌됐다. 지난 2019년, 단톡방에서 특정 여학생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등 성희롱한 청주교대 남학생들의 경우 모욕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항공대 사건 역시 현재까지 알려진 상황으로 판단했을 때, 별도의 성범죄로 처벌이 이어지긴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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