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버스에서 살짝 밀었을 뿐인데⋯폭행범 몰리고 민사소송까지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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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버스에서 살짝 밀었을 뿐인데⋯폭행범 몰리고 민사소송까지 당했습니다

2025. 07. 24 10:0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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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혐의없음’ 결정에도 정신적 피해 주장하며 손해배상 청구한 상대방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저씨, 지나갈게요."


출근길 버스에서 길을 비켜달라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폭행범으로 몰려 민사소송까지 당한 한 시민의 억울한 사연이 전해졌다. 바쁜 아침, 비좁은 버스 통로에서 벌어진 작은 실랑이가 법정 다툼으로 비화한 것이다.


사건은 2024년 7월 말,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 10분경 강동역 인근을 지나던 버스 안에서 발생했다. 직장인 A씨는 버스에 올라탔지만, 한 남성이 큰 백팩을 멘 채 통로를 가로막고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남은 공간은 10cm 남짓, 도저히 지나갈 수 없는 비좁은 틈이었다.


A씨는 "지나갈게요"라고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남성은 못 들은 척 미동도 하지 않았다. A씨가 "아저씨, 지나갈게요"라고 다시 한번 말하며 지나가려 하자, 남성은 오히려 몸에 힘을 주며 버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실랑이 끝에 A씨가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남성을 살짝 밀며 지나가는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남성이 갑자기 몸에 힘을 풀며 크게 휘청였고, A씨에게 "왜 사람을 치냐"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성의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했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고, 경찰은 당시 정황을 조사한 끝에 A씨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폭행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사건이 일단락된 줄 알았지만, 몇 주 뒤 A씨는 법원으로부터 소장을 받았다. 버스에서 실랑이를 벌인 남성이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형사 '혐의없음'인데, 왜 민사소송까지?

형사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민사소송을 당한 A씨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변호사들은 형사 책임과 민사 책임은 원칙적으로 별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형사 절차에서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진 경우, 민사 재판에 매우 유리한 증거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가해 행위의 고의나 과실, 위법성, 손해 발생, 그리고 둘 사이의 인과관계가 모두 입증되어야 한다"며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다는 것은 고의성이나 위법성을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살짝 민 행위', 정당방위 될 수 있나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통로를 막아선 남성의 행위가 문제의 발단이었다는 지적이다.


A씨의 행위는 자신의 통행권을 침해하는 상대방의 불법행위에 맞선 '정당방위'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는 "출퇴근 시간 혼잡한 대중교통 내에서 발생하는 어느 정도의 신체 접촉은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측면이 있다"며 "반복해서 양해를 구했음에도 통로를 막아선 상대방의 행동을 고려하면 A씨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송 이기면 변호사비 돌려받을 수 있을까

A씨가 민사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정찬 변호사는 "답변서에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경찰의 '혐의없음' 결정 통지서를 핵심 증거로 제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버스 내 CCTV 영상이 있다면 당시 접촉 강도나 상대방의 과장된 행동을 입증할 결정적 자료가 될 수 있다.


변호사들은 A씨의 승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법무법인 한원의 조훈목 변호사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시키는 판결, 즉 승소 판결을 받으면 '소송비용확정신청' 절차를 통해 상대방에게 변호사 보수 등 소송에 들어간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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