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 사건] 자해사진 보내며 "잔인하게 죽여줄게"라던 남편, 이 서류로 처벌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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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 사건] 자해사진 보내며 "잔인하게 죽여줄게"라던 남편, 이 서류로 처벌 피했다

2021. 03. 03 19:37 작성
김재희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za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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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면회 날 다툰 부부⋯ 남편, 흉기 및 자해 사진 보내며 "죽이겠다" 협박

재판 문턱에서 '합의'로 종료⋯'반의사불벌죄'였기 때문에 가능

별거 중인 아내를 향해 서슬 퍼런 협박을 이어나간 남편. 경찰도 검찰도 죄가 있다고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지만 그는 처벌받지 않았다. 아내가 제출한 처벌불원서 때문에.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군대 보낸 아들을 둔 부모의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별거를 하며 함께 지내진 않았어도, 시간을 내 함께 아들이 복무하고 있는 부대를 방문한 부부.


하지만 깊은 감정의 골은 쉽게 메꿔지지 않았고, 아들 앞에서 부부는 다시 다투게 됐다. 그런데 그렇게 헤어진 뒤 아내는 연락 한 통을 받게 된다. 자신의 남편에게서였다.


"꼭 가져갈게."


서슬 퍼런 흉기 사진과 함께였다.


모처럼 만난 가족들⋯시댁 이야기에 남편은 무섭게 돌변했다

사건은 군대 간 아들의 첫 면회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처럼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던 날. 남편 A씨가 아들에게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엄마인 B씨는 아들 편을 들었고, 그러다 시댁에 쌓였던 불만도 토로했다.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터진 것이다.


시댁 이야기까지 나오자 이번엔 남편 A씨가 폭발했다. 면회를 마치고 헤어진 뒤에도 그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신고하고 기다려라, 소원대로 죽여주마."

"내 안의 악마를 잘도 불러내는 당신, 악마의 맛을 보여주마."

"잔인하게. 아주 잔인하게. 아주아주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면회를 함께 다녀온 다음 날, 아내 B씨는 남편 A씨로부터 살 떨리는 내용의 연락을 연달아 받았다. 말뿐만이 아니었다. 흉기 사진도 함께였다. 이어 A씨는 흉기를 자신의 목에 겨누고 있는 사진과 팔목을 자해하는 사진도 보냈다.


이런 연락은 B씨를 겁에 질리게 하기 충분했다. A씨가 찾아올까 두려웠던 B씨는 112에 신고했다. 별거를 하고 있을 뿐, 법적으로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두 사람이었기에 경찰은 가정폭력 사건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경찰도 사건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는지 아내에게 임시 숙소를 안내하는 등 조치를 취했고, 수사 후 검찰로 사건을 넘겼다.


'반의사불벌죄'로 인해 끝까지 재판 진행 안 돼 ⋯특수협박 인정됐다면 재판은 진행됐다

검찰 역시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결론적으로 남편 A씨는 아무 처벌을 받지 않았다.


'서류 한 장'이 재판부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바로 '처벌불원서였다.


협박은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처벌을 하려면 피해자의 의사가 중요하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범죄 내용이 심각하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 B씨가 '합의서' 등으로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면, 법원은 법에 따라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 이에 따라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방법원도 그렇게 했다.


하지만 만약, A씨가 흉기를 직접 들고 B씨를 찾아가 협박했다면 사건은 완전히 다르게 풀렸을 것이다.


'위험한 물건'인 흉기를 들고 협박한 경우엔 단순 협박죄가 아닌 특수협박죄가 적용된다. 형량도 차이가 있다. 형법상 협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의 벌금이다. 이에 비해 특수협박은 5년 이하의 징역 7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수위가 껑충 올라간다. 결정적으로 특수협박은 반의사불벌죄도 아니다. 피해자가 합의서를 제출한다고 해도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서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단순' 협박죄였고, 부인 B씨의 처벌불원서가 제출되는 순간 A씨는 모든 죄를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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