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휴수당 포기 각서' 법적 효력 있을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주휴수당 포기 각서' 법적 효력 있을까

2025. 10. 02 12:37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3년간 주휴수당·퇴직금 미지급, 5개월 임금체불

전문가 “강행규정 위반 계약은 무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주휴수당 포기 각서요? 법적으로 따지면 효력 없습니다.”


성실히 일한 3년의 대가가 임금 체불과 외면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편의점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온 아르바이트생 A씨가 사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A씨는 3년간 주 54시간을 일하며 최저시급을 받았지만, “주휴수당은 받지 않는다”는 근로계약서에 서명해야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마지막 5개월간은 월급 290만 원마저 받지 못했다. “사정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던 사장의 외면에, A씨는 결국 일을 그만두고 법의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했다.


'주휴수당 포기 각서' 썼는데 법원에선 왜 '휴지조각'일까?

가장 큰 쟁점은 A씨가 받지 못한 3년 치 주휴수당이다.


주휴수당이란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가 유급휴일(일하지 않아도 급여가 나오는 날)에 받는 돈을 말한다. A씨처럼 “주휴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서명했더라도, 법률 전문가들은 이 약속이 법 앞에서는 말 그대로 ‘휴지조각’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법률사무소 정로의 김의중 변호사는 “주휴수당 지급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이라며 “당사자 간 합의로 이를 배제할 수 없으므로, 소급해서 전부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행규정이란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조건 적용되는 법 규정으로, 이를 위반한 계약은 처음부터 효력이 없다. A씨가 가진 출근기록부와 월급 입금내역은 이를 증명할 강력한 증거가 된다.


“사정 어렵다”는 사장님 호소, 법원은 어떻게 볼까

사장이 “사정이 어렵다”며 5개월간 지급을 미룬 체불임금 역시 전액 받을 수 있다.


대법원은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경영난은 임금 지급을 미룰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3년간 근무한 A씨는 퇴직금도 당연히 받을 수 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1년 이상 계속 일한 근로자는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


특히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에는 마땅히 받았어야 할 주휴수당까지 포함되므로, A씨가 받을 퇴직금 액수는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월급 밀린 마음고생, 돈으로 받을 수 있을까?

월급이 5개월이나 밀리는 동안 A씨가 겪었을 마음고생에 대한 보상, 즉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 청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법원은 임금체불 그 자체만으로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특별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지 않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연이자’는 받을 수 있다.


김의중 변호사는 “체불임금에 대한 지연 손해금 청구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돈을 제때 주지 않은 것에 대한 일종의 페널티다.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면 통상 1~2개월 안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 소송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 출근기록과 급여명세서 등 자신의 근로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평소에 꼼꼼히 챙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