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하자" 3년 전 사장 성추행, 퇴사 여성의 절규…지금이라도 처벌 가능?
"술 한잔 하자" 3년 전 사장 성추행, 퇴사 여성의 절규…지금이라도 처벌 가능?
피해자의 법적 대응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3년 전 직장 상사의 성추행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던 한 여성의 절규가 뒤늦게 법적 대응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3년 전 그날의 악몽,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까?
“그 당시에 고소했었어야 했는데 열받습니다. 울면서 퇴사했어요.” 시간이 흘러 깊은 트라우마로 남은 그날의 기억을 과연 법의 심판대에 올릴 수 있을지,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짚어봤다.
“술 한잔은 할 수 있지?”…팔짱 끼고 괴롭힌 사장님
3년 전, 반도체 하청업체에 입사하며 사회 첫발을 내디뎠던 A씨(당시 27세)에게 6개월의 근무 기간은 악몽 그 자체였다.
50대 대표는 회식 자리마다 “술 한잔은 할 수 있지”라며 술을 강요했고, 급기야 3차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취한 채 A씨의 팔짱을 끼는 등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A씨는 단호히 팔을 뿌리쳤지만, 수치심과 무력감에 휩싸여 결국 눈물로 사직서를 내야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A씨는 여전히 그날의 트라우마에 고통받으며 뒤늦게나마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3년이나 지났는데, 처벌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형사 고소는 충분히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대표의 행위가 형법상 ‘강제추행죄’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민경남 변호사(법률사무소 태희)는 “강제추행죄의 공소시효(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기간)는 10년”이라며 “3년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충분히 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고 명확히 했다.
특히 대표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점은 죄질을 더 나쁘게 평가하는 요소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 역시 “대표의 신체접촉은 강제추행 등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며 “공소시효가 남아있을 때 신속히 고소장을 접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신적 피해 보상은 어떻게 받나?
형사 처벌과 별개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시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의 한대섭 변호사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불법행위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의 경우 ‘거의 3년 전’이라고 기억하고 있어, 정확한 날짜를 따져 단 하루라도 시효가 지났다면 위자료 청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질 수 있다.
서아람 변호사(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도 “시효 만료가 임박했을 수 있으므로 위자료 청구를 원한다면 즉시 변호사와 함께 소송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며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증거가 없는데, 이길 수 있을까?
시간이 오래 흘러 물증이 부족하다는 점은 A씨에게 가장 불리한 대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범죄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은 객관적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피해자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는지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즉, A씨가 피해 당시 상황과 그로 인한 심리적 고통, 퇴사 경위 등을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시 회식에 동석했던 동료의 증언, 퇴사 직후 지인과 나눈 메신저 대화,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병원 진료 기록 등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간접 증거가 될 수 있다.
'말할 권리'를 포기하지 말아야
3년 전의 악몽은 A씨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법의 문은 아직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형사 고소를 통해 가해자의 책임을 물을 공소시효는 충분히 남아있다.
다만 정신적 피해에 대한 민사 배상은 3년의 소멸시효 완성이 임박했을 가능성이 커 그야말로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해야 한다.
결국 이 싸움의 핵심은 흩어진 기억의 조각을 모아 법의 언어로 재구성하고, 일관된 목소리로 피해 사실을 증언하는 ‘용기’다.
혼자 감당하기 힘든 과정인 만큼,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잃어버린 3년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