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까지 보냈는데⋯아파트값 올라 계약 파기하려는 집주인 '꼼수' 대응법
중도금까지 보냈는데⋯아파트값 올라 계약 파기하려는 집주인 '꼼수' 대응법
이미 중도금까지 보낸 상황에서⋯집주인의 계약 파기 움직임
변호사들이 말하는 대응법은 어떤 게 있을까

지난 8일 한 시민이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관련 정보란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가격이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지금.
A씨는 얼마 전 전세를 끼고 아파트 한 채를 계약했다. 계약금에 중도금까지 지급된 상황. 이에 A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래, 조금 무리하긴 했지만 그래도 더 오르기 전에 샀던 게 참 다행이야."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전세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르려면, 집을 보여줘야 하는데 집주인이 문을 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아파트값이 올랐으니 "돈을 더 달라"고 대놓고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하려는 듯한 태도도 얼핏 보인다.
중도금까지 입금한 후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게 당황스럽기만 한 A씨. 억지를 부리는 집주인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러다 잔금도 받지 않으려고 은행 계좌를 막거나, 아예 집에서 버틸 수도 있을 것 같다.
A씨가 변호사에 도움을 구했다.
"돈을 더 올려 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집주인이 매매 계약을 파기할 것처럼 하고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A씨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변호사 김수경 법률사무소의 김수경 변호사는 "우선 A씨가 중도금까지 지급한 상황이므로 일방적인 계약 파기 못 한다"고 못 박았다. "설령 집주인이 '배액 배상'을 한다 해도 그렇다"고 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중도금 입금으로) 이미 매매 이행에 착수한 경우이므로, 배액배상으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리하자면, 집주인은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계약 파기에 A씨가 동의하더라도 '배액배상 이상'을 요구한다면 들어줘야 한다는 것 이다.
만약, 집주인이 잔금 수령을 피하는 방법으로 계약 이행을 거부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갈렸다.
로펌 한영의 이소현 변호사는 '공탁'을 제안했다. 이 변호사는 "매도인이 잔금 수령을 거부하면 잔금 상당액을 공탁소에 공탁하면 된다"고 했다.
"이후에도 집주인이 소유권이전등기에 협력하지 않으면,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잔금을 굳이 공탁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이광덕 변호사는 "중도금이 지급된 상황이므로 공탁의 필요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도 "공탁 대신 집주인에게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 후 이전등기청구 소송과 명도 소송을 같이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A씨의 경우 변호사들이 가장 먼저 할 것으로 꼽은 건 내용증명 발송이다.
법무법인 인화의 방정환 변호사는 "이미 중도금까지 납부한 상태이므로 임의로 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법에서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약의 이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라"고 조언했다.
JY 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도 위 의견을 같이했다. 이 변호사는 "내용증명에서 △중도금까지 지급한 상황에서 매도인의 일방적인 변심은 의미가 없다는 사실 △소송이 진행되면 매도인이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 등을 담으라"며 "법률적으로 정리해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소현 변호사도 내용증명 발송을 추천했다. 이 변호사는 "집주인이 집을 비워주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매도인에게 전세 세입자를 구하고 있는 사실, 이사 날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적시하라"고 했다.
만약, 이런 조치를 취했는데 끝까지 아파트 소유권 이전을 거부한다면 소송을 해야 한다. 더불어 이 분쟁으로 인한 A씨의 손해도 민사 소송을 통해 배상받을 수 있다.
강앤드강 법률사무소의 강인혁 변호사는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르려는데 집을 보여주지 않는 것 자체는 집주인의 협조 사항에 불과하므로 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A씨는 집주인에게 내용증명 등을 통해 '매매계약이 해제될 수 없음'을 주장해 계약이행에 응하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집을 보여주지 않는 행위'로 받은 손해를 청구하는 건 가능하다고 했다.
김수경 변호사는 "전세 세입자가 집을 봐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를 추가로 청구할 수도 있다는 점을 내용증명에 넣으라"고 조언했다.
이광덕 변호사 사무소의 이광덕 변호사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을 함께해 놓게 좋다"고 했다.
"그러면 집주인이 A씨의 법적 대응 의지를 명확히 알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