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정한 '월 50만원' 양육비⋯턱 없이 부족한데 더 받을 순 없을까?
10년 전 정한 '월 50만원' 양육비⋯턱 없이 부족한데 더 받을 순 없을까?
2008년 남편과 이혼하며 책정한 양육비 '월 50만원'
아들 유학생활에 부담 커져⋯이미 정한 금액, 변경할 수 있을까
전 남편 소득에 따라 달라지지만⋯최대 3배까지 증액 가능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12년 전 정한 월 50만원 양육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양육비를 다시 산정해 지급받을 수 있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
2008년 남편과 이혼한 뒤 아들을 홀로 키워 온 A씨. 전 남편으로부터는 이혼 당시 책정한 월 50만 원의 양육비를 받고있다. 12년이 지난 지금은 이 양육비로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다.
아들은 5년 전부터 해외 유학 생활을 해, 연간 8000만 원가량의 돈이 들어가고 있다. A씨는 돈이 부담되긴 하지만, 해외에서 잘 살고 있는 아들을 데려오고 싶지는 않다.
A씨는 갈수록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아이의 양육을 혼자 부담하기 버겁다며, 양육비를 올려 받을 수 없을지 고민이 된다. 변호사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변호사들은 아이가 성장했고 A씨의 경제 사정이 달라지는 등 상황이 바뀐 만큼 양육비 증액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유학비에 맞춰 큰 폭으로 양육비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법무법인 테헤란 임선준 변호사는 “양육비가 한번 정해졌더라도 아이가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부모의 경제 상황에 변화가 생기는 등 변동 사유가 생기면 소송을 통해 양육비 증액을 요구할 수 있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양육비를 유학비에 상응하는 정도로 증액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현 조현정 변호사도 같은 대답이다. 조 변호사는 “이혼 당시와 비교해 자녀의 교육비와 생활비 지출이 크게 늘어 난 상황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양육비 증액청구소송을 진행한다면 양육비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유학에 들어가는 비용 상당의 증액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오현 김한솔 변호사는 “양육비 증액은 경제적인 상황에 변동이 생긴 몇몇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며 이에 해당하는 사례들을 들었다.
①양육자 본인의 재정 상황에 변동이 생겨 경제적 부담이 발생했을 때
②물가가 양육비 지정 당시와 비교해 크게 오른 경우
③자녀의 상급학급 진학 등으로 교육비가 현저히 증가했을 때
④자녀에게 희귀성 질환이 발생하여 상당한 병원비 지출이 생긴 경우
김 변호사는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해당한다고 해서 바로 증액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부모 두 사람이 합의하거나, 가정법원에 심판을 청구해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자녀가 해외 유학을 해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양육자 본인의 사고로 인해 경제적 상황에 변동이 생겼으며 △양육비 책정이 이루어졌던 때로부터 10년 이상 지나면서 흐르면서 물가가 크게 오른 것 등을 고려하면 양육비 증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유스트 이준호 변호사는 “양육비는 증액청구 소송을 하면 법원이 양쪽 부모의 경제적 사정, 양육에 드는 비용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데, A씨의 경우는 상대방의 경제력 수준을 알지 못해 다소 불확실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따라서 가능하면 소를 제기하기 전에 아이 아빠의 취업상황, 경제력, 거주지역 등을 파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한솔 변호사는 “양육비 증액을 준비할 때는 자신의 경제 상황 변동, 양육비 증액이 필요한 이유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꼼꼼하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양육비 문제는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므로 자세한 내용에 대해 전문가와 상담하고, 소송과정에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권유했다.

A씨가 양육비를 얼마나 더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조현정 변호사는 "A씨의 경우 현재 아이 아빠의 경제 상황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양육비가 얼마나 증액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 아빠의 월수입이 400만원~800만원 가량되고, A씨의 소득은 없다고 가정한다면, A씨가 받을 수 있는 월 양육비는 최저 80만원~최대 150만원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양육비는 서울가정법원이 만든 양육비 산정 기준표에 부모합산 소득과 아이의 나이를 대입해 대략적인 비용을 산출한 뒤, 두 사람의 소득과 재산 상태 등 제반 상황을 반영해 나누어 부담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