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피하며, 불륜 소문내고 싶다면 법무법인 통해 회사에 내용증명 보내라" 사실일까?
"처벌 피하며, 불륜 소문내고 싶다면 법무법인 통해 회사에 내용증명 보내라" 사실일까?
① 법무법인 이름으로 ② 상간자 회사 인사과에 ③ 불륜 사실 전달
명예훼손 처벌 피하고 소문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데⋯이혼 전문 변호사들과 직접 검증해봤다

"법무법인 이름으로 상간자 회사 인사과에 불륜 사실을 참고차 전달하는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 사실인지 변호사와 한 번 확인해봤다. /네이트 판 캡처⋅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배우자의 불륜으로 상처받은 사람들. 그중에는 형사처벌을 감수하더라도, 불륜을 저지른 남녀의 행위를 회사에 퍼뜨리고 싶다는 이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향해 누군가 솔깃한 조언을 내놨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지인인 변호사가 알려준 방법"이라며 "이렇게 하면 처벌은 피하고 상간자 회사 내에 소문은 퍼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말을 정리하면 이렇다.
① 보낸 사람 : 법무법인 이름
② 받는 사람 : 상간자의 회사 인사과
③ 내용증명 : "아무개(상간자)는 불륜 등 문제로 소송 중이니 참고하라."
그러면서 "변호사가 사실관계를 참고차 전한 것에 불과한 만큼,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로톡뉴스는 이 말이 사실인지, 그대로 차용해도 괜찮은 건지 이혼·가사법 전문 변호사들에게 직접 확인해 봤다.
해당 누리꾼의 주장을 살펴본 변호사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LDK 법률사무소의 이동규 변호사는 "모든 변호사는 의뢰인의 법률 대리인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어떤 소송 서류든, 결국 발신인은 의뢰인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무법인이 내용증명을 보낸다고 해서, 명예훼손 문제가 해소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혼 또는 상간자 위자료 소송 과정에서, 개인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법률 전문가에게 조력을 받으라는 취지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오현의 류현정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류 변호사는 "내용증명을 개인이 보내는지, 법무법인이나 변호사가 보내는지는 사건 쟁점과 무관하다"면서 "만일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사실을 전달했다면, 법무법인이나 변호사가 보냈더라도 법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봤다.
법률 자문

또한 변호사들은 "인사과에 사실관계 참고차 내용증명을 보내면 문제가 안 된다"는 말도 허점이 있다고 봤다. 일단 불륜 사실 자체가 사적이고 긴밀한 영역이라는 이유가 컸다. 이렇게 내밀한 정보를 제3자에게 전한다면, 그 자체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면책 가능성을 다퉈볼 수 있는 건 아주 예외적인 경우일 거라고도 했다.
이동규 변호사는 "일부 회사, 특히 공무원의 경우 내부인사 규정상 품위유지 의무가 존재한다"며 "일률적으로 통용되진 않겠지만 비도덕적인 행위를 제보한다는 차원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류현정 변호사는 "당사자가 개인적으로 보복하려는 게 아니라, 회사 이미지 등 도덕적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공익적 측면만 발라내서 상간자 회사에 사실관계를 알리기란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며 "상간자 회사에 불륜 사실을 알리는 행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취지로 인정될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최소한 '효과적으로 소문내기'와 '명예훼손 피하기'는 공존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반면 정말 인사권자에게만 불륜 사실을 제보한 거라면, 명예훼손 혐의를 피할 수 있다고 본 변호사도 있었다.
법무법인 숭인의 김영미 변호사는 "간통죄가 폐지되고 형사처벌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다른 방식으로 불륜 행위를 알리려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단순히 소송 관련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거나, 인사권자에 한해 근로자 비위 행위를 제보한 개념이라면 명예훼손죄를 적용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불륜 사실이 회사 내에 소문이 난다면 이는 회사 내부의 문제가 될 것으로 김 변호사는 봤다. 김영미 변호사는 "이 경우 명예훼손으로 처벌을 받는 건 제보자(내용증명을 보낸 사람)가 아닌 소문을 퍼뜨린 당사자가 될 것"이라고 봤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