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오면 장난감 줄게" 아동 약취 미수만으로 구속된 이유
"따라오면 장난감 줄게" 아동 약취 미수만으로 구속된 이유
아동 대상 범죄, 미수에 그쳤어도 엄중한 처벌
피해 아동 보호와 재범 방지 목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서 발생한 9세 여아 유인 사건. A씨(50대)가 "따라오면 장난감과 돈을 주겠다"며 아이를 꾀었지만, 아이는 그를 피해 달아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하지만 경찰은 A씨를 미성년자 약취·유인 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실제 범죄가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는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한 법원의 엄격한 판단 때문이다.
'유혹'의 순간, 이미 범죄는 시작됐다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는 형법 제287조에 규정된 중범죄다. 특히 형법 제294조는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즉, 피해자를 실제로 데려가지 못했더라도 유인하려는 의도를 갖고 실행에 착수한 것만으로도 범죄가 성립된다.
법원은 피의자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때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의 위험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한다.
특히 9세 여아처럼 판단력이 미숙한 아동을 노린 범행은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봐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미수'가 '기수'만큼 중죄인 이유
사법부는 미수범이라 해도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례는 "이 사건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그 죄책이 기수에 이른 경우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는 범죄의 결과보다는 범행을 시도한 의도와 행위 자체의 위험성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비슷한 사건에서 미수범이라도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많다. 동종 전과가 있거나, 성범죄 등 더 심각한 목적이 있었을 경우 더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과거 누범 기간 중 미성년자 유인을 시도한 피고인에게 징역 3년 6월이 선고된 판례는 미수범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을 잘 보여준다.
모든 유혹이 범죄가 되는 건 아니다
일부 사례에서는 미성년자 유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다.
"카라멜을 줄 테니 같이 가자"고 말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는 피고인이 단지 아이에게 호의를 베풀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피해 아동을 기존의 보호 관계로부터 이탈시키려는 명백한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죄의 성립 여부는 피의자의 '유인 의도'에 달려있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A씨에게 명백한 범행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고, 이는 구속영장 발부의 결정적 근거가 되었다.
A씨의 구속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아동 대상 범죄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사법부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