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산아 냉동실 유기 후 잠적...법원 '도주 우려 없다'더니 1년째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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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산아 냉동실 유기 후 잠적...법원 '도주 우려 없다'더니 1년째 행방불명

2025. 11. 17 11:5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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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발각 두려워" 냉동실에 사산아 유기 혐의

법원의 '안일한' 구속영장 기각이 불러온 나비효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해 1월 15일, 충북 증평군 증평읍의 한 자택 화장실에서 베트남 출신 귀화 여성 A씨가 홀로 사산아(임신 21~25주차 태아)를 출산한 뒤 그 시신을 냉장고 냉동실에 유기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시신은 약 한 달 뒤 집을 청소하던 A씨의 시어머니에게 우연히 발견되었다.


범행 발각 당일 저녁, A씨는 자신의 차량을 몰고 도주했고, 다음날 전남 나주의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오랫동안 각방 생활을 해온 남편에게 불륜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아이를 냉동실에 숨겼다"고 진술했다. 즉, 불륜 은폐가 범행의 직접적인 동기였던 것이다.


A씨는 시체유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으나, 검경은 A씨가 범행 발각 직후 이미 한차례 도주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당시 법원은 "수사 과정에서 협조적이었고 추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도주 우려 없다'던 법원 판단, 왜 논란인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A씨는 애초 등록된 거주지에서 소재가 확인되지 않기 시작했고, 기소가 이뤄진 후에도 공소장이 송달되지 않았다.


법원은 A씨가 사실상 도주한 것으로 판단, 지난 3월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검찰에 집행을 맡겼다.


그러나 검찰 역시 A씨의 행방을 끝내 파악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해외로 출국했는지 등 소재와 관련된 내용은 개인정보에 해당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A씨의 소재에 대해 함구했다.


전문가들은 법원이 A씨에게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단 자체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형사소송법상 구속 사유 중 하나는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다.


A씨는 이미 범행 발각 후 차량을 몰고 도주한 전력이 있어, 이는 '도주 염려'를 넘어선 실제 도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미 도주 전력이 명백한 상황에서 '추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A씨는 베트남 출신 귀화자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 모국으로의 출국 가능성: 귀화자는 모국에 가족, 친지 등의 연결고리가 남아있을 수 있어 출국을 통한 도주 위험이 일반 내국인보다 높게 평가된다. A씨의 모국인 베트남은 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만약 A씨가 출국했을 경우 송환이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


  • 범죄의 중대성 및 은폐 의도: 사산아를 냉동실에 유기하고 도주한 것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며, 불륜 은폐라는 강한 은폐 의도는 재판 절차에서도 도주나 증거인멸의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과정에서 A씨의 실제 도주 전력, 귀화자로서의 출국 가능성, 그리고 범죄의 중대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판단이었다는 지적이다.


피고인 없는 '유령 재판', 공시송달의 한계

결국 법원은 A씨의 소재가 끝내 불명확해지자 지난달 공시송달(公示送達) 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공시송달은 송달 대상자의 소재가 불분명할 때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내용을 게시해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기소 1년 만인 지난 13일, A씨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첫 재판이 진행되었다.


공시송달로 진행되는 재판은 피고인의 진술 없이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사실관계를 인정하게 되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중대한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피고인의 진술이 없어 실체적 진실 발견에도 한계가 발생하게 된다.


이번 사건은 사법기관이 초기 단계에서 이미 도주 전력이 있는 외국 출신 귀화 피고인에 대해 출국금지 등 신병 확보 조치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결국 피고인의 잠적과 '유령 재판'이라는 비정상적인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는 구속영장 심사 단계에서의 신중한 판단과 더불어, 불구속 피고인에 대한 사법 시스템의 소재 파악 및 관리 시스템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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