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마저 떠난 '카촬범', 실형 공포 속 홀로서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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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마저 떠난 '카촬범', 실형 공포 속 홀로서기 가능할까

2026. 02. 09 11:3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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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정보 몰라 공탁 막막…'기습 공탁' 우려까지

카메라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을 앞둔 피고인이 변호사 없이 실형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카메라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변호사 사임 후 홀로 법정에 서게 됐다. 피해자에게 사죄의 뜻으로 돈을 공탁하려 해도 주소조차 몰라 발만 구르는 상황.


전문가들은 피해자 정보 없이 공탁할 방법은 있지만, 재판 단계에서는 변호사의 조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변호사 없이 어떡하죠?"…실형 공포에 휩싸인 피고인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구공판(정식 재판 회부)을 앞둔 A씨는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수사 단계부터 함께했던 변호사가 재판을 앞두고 사임계를 내면서 '나 홀로' 실형 위기에 맞서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피해자에게 조금이나마 속죄하고 싶지만, 피해자의 이름 외에는 아는 정보가 없어 합의금 전달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A씨는 온라인 법률 상담을 통해 “공판기일 몇 일전에 공탁을 하게 되면 기습공탁으로 안 좋게 볼까봐 공판기일 잡히기 전에 공탁하려고 합니다”라며 절박함을 토로했다. 이어 “변호사 없이 어떻게 공탁하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막막한 심정을 호소했다.


"유포 가능성만으로 중형"…초범도 실형 사는 카촬죄의 현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두려움이 기우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n번방 사건 이후 성범죄 처벌이 대폭 강화되면서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더 이상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경우 n번방 사건 이후로 처벌수위가 매우 높아져 최근에는 초범이어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며 엄중한 처벌 추세를 전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 역시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처벌이 중하게 내려질 수 있습니다. 카촬죄는 촬영행위 자체의 중대성도 있지만 촬영된 불법촬영물이 유포될 가능성이 높아 실제로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그 가능성 때문에 더욱 더 중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실형 가능성이 높은 만큼, A씨의 '나 홀로 재판'은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피해자 정보 몰라도 공탁 가능…그러나 '절차'와 '시기'가 관건


그렇다면 A씨의 마지막 희망인 '공탁'은 가능할까. 다행히 길은 있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는 "변호사 없이 공탁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주민번호 및 주소를 몰라도 이제 형사공탁은 가능합니다"라고 밝혔다. '형사공탁 특례제도' 덕분이다.


하지만 무작정 공탁소로 향해서는 안 된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재헌 변호사는 "피해자에 대한 공탁을 진행하려면 우선 법원에 피해자 인적사항 열람신청을 해야 합니다"라며, 열람이 불허될 경우에 대해 "만약 열람신청이 불허된다면, 그 결정서를 공탁소에 제출하여 사건번호만으로도 공탁이 가능합니다"라고 구체적인 절차를 안내했다. 정보 확보 노력을 먼저 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셈이다.


공탁 시점도 신중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수훈의 이진규 변호사는 "선고기일 전까지 최대한 피해자측과의 합의 시도를 진행하고, 합의 제한 시 형사공탁 및 변론을 통해 선처를 구하여야할 사안으로, 현시점에서 즉각적인 공탁 절차 진행을 지양하시는 것을 권유드립니다"라며 성급한 공탁보다는 합의 시도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변호사 역량이 매우 중요"…결국 다시, 변호사 선임 문제로


전문가들의 조언은 결국 한 방향을 가리킨다. '변호사의 조력'이다. 공탁 절차와 시기 결정, 재판에서의 양형 주장 등 모든 과정에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카촬로 구공판 진행되는 사안인만큼 재판단계에서 반드시 변호사 조력이 필요하며, 조력하는 변호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단언했다.


특히 피해자와의 합의는 가해자가 직접 시도하기 어렵다. 김준환 변호사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가해자와 직접 연락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따라서 '성범죄 합의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이 많은 변호사'를 통해 합의의사를 전달하며 합의금 조율을 하여 합의를 추진할 것을 권해드립니다"라고 조언했다.


실형 위기 속에서 홀로 공탁 방법만을 고민하는 A씨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기술적인 절차 숙지가 아니라, 재판 전체를 이끌어 줄 유능한 조력자를 다시 찾는 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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