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분기 '통매음' 판결문 21건 분석…무죄 2건은 유죄 사건들과 무엇이 달랐을까
2022년 4분기 '통매음' 판결문 21건 분석…무죄 2건은 유죄 사건들과 무엇이 달랐을까
2022.10.01~2022.12.31 통매음 관련 판결 동향 분석

흔히 통매음으로 불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자기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이나 글, 음향 등을 상대방에게 전달했을 때 성립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거, 통매음 될까요?"
흔히 통매음으로 불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 ①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②자기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③성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이나 글, 음향 등을 ④상대방에게 전달했을 때 성립한다.
통매음은 명예훼손이나 모욕과 달리 성범죄로 분류된다. 이에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 처벌은 물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이나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등 각종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
로톡뉴스는 작년 4분기(2022.10.01~2022.12.31) 통매음 관련 확정 판결문을 분석을 통해 처벌 수위 등 동향을 살펴봤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추가 혐의 없이 '통매음으로만' 처벌된 판결문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그렇게 추린 판결문 수는 총 21건, 피고인 수도 21명이었다(2월 1일 기준).

사건 유형 중 가장 많았던 건, SNS 등으로 메시지를 보낸 경우였다. 21건 중 10건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다음으로 많았던 건 게임 채팅으로 총 7건이었다. 그 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댓글을 단 경우가 2건, 모르는 사람 등에게 전화를 건 경우가 2건이었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해 유죄가 인정됐다.
"내가 너네 어무이 XX해서 화났나", "왜케 대주고 다니냐", "XX 야구공만 하고", "X슴 축 쳐지고", "X레 같은 X", "X먹어보겠다고", "잘 빨겠다 X년아", "XX하고 싶다", "X지 아늑하다",
대부분 여성의 신체 부위를 속되게 말하거나, 성관계와 관련된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등이었다.
처벌 수위는 어땠을까. 통매음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하지만 2022년 4분기 기준,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21건 중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약 43%). 이 중 가장 무거운 처벌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피해자가 여자 초등학생 3명인 점이 고려된 경우였다.
이어 벌금형이 7건(약 33%)으로 평균 벌금 액수는 약 191만원이었다. 그다음은 벌금형의 선고유예로 3건(약 14%)이었다. 선고유예란 유죄는 맞지만 선고를 미루는 판결이다. 2년간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선고 자체가 없었던 일이 돼 사실상 처벌이 없는 것과 같다.
무죄를 선고받은 경우도 있었다. 재판에 넘겨진 21명 중 2명(약 10%)은 모두 공통적으로 게임에서 소위 패드립(패륜과 애드리브를 합친 말로 상대방의 부모를 욕설 소재로 삼는 것)을 해 문제가 됐다.
재판에서 이들은 혐의를 부인했다. "성적 욕망과 관련된 발언이 아니라 단순 분노 표출이었을 뿐"이라는 취지였다. 그리고 이 주장을 법원은 받아들였다. ▲게임 중 시비가 붙은 상황으로 성적인 대화가 오갈 상황이 아니었고 ▲피해자의 어머니에 대해 성적 표현을 사용하긴 했으나 단순히 분노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이고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 어머니의 존재 여부, 그 모습을 모르는 상태였던 점 등도 무죄의 근거가 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2건 모두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진영 판사가 맡았다.
사실 위 무죄 사례 처럼 피고인들이 "성적 욕망을 유발할 목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통매음 성립 요건을 부정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모두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다. 다음과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례에 따라 유죄가 선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적 욕망엔 성행위가 직접적 목적인 욕망뿐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해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결합된 성적 욕망도 성적 욕망이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도9775)"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매음으로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할 경우 신상정보공개를 명령하는 게 '원칙'이다(제49조 제1항 제2호 등). 유죄 선고와 동시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일정 기간 취업제한 역시 명령해야 한다(제56조 제1항).

하지만,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예외적으로 면제해줄 수 있다. 그리고 법원은 대부분의 사건에 대해 이 '예외'를 택했다. 21명 중 신상정보가 공개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취업제한 명령 역시 21명 중 6명(약 29%)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이들 6명 중 5명은 이미 동종 전과가 있거나, 다른 성범죄 전과가 있는 경우였다.
통매음으로 처벌돼도 초범이라면 신상정보가 공개되거나, 취업제한 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법적으로 전과(前科) 기록엔 크게 세 가지가 있다(형실효법 제2조 제7호). ❶경찰 내부 전산망으로 조회되는 '범죄경력자료' ❷검찰청 등에서 관리하는 '수형인명부' ❸관할 행정기관 등에서 관리하는 '수형인명표'다. 자격정지 이상, 그러니까 집행유예를 포함한 징역형이 선고되면 전과가 세 가지 모두에 기록된다.
벌금형 또는 벌금형의 선고유예의 경우는 어떨까. 우선 수형인명부⋅수형인명표엔 기재되지 않는다. 다만, '범죄경력자료'엔 전과 사실이 기재된다(형실효법 제2조 제5호 가목).

전과기록 중 수형인명부와 수형인명표의 경우, 형벌을 받은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제가 된다. 다만, 범죄경력자료는 본인이 사망할 때까지 삭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통매음으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것을 조회할 수 있는지와 별개로 '전과'는 평생 남게 된다.
통매음 전과는 성범죄인 만큼, 향후 취업 등에 있어서 불이익이 크다. 우선, 공무원을 준비할 때 가장 타격이 크다. 선고유예를 받지 않는 한, 결격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일반 범죄라면 징역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등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때 결격사유에 해당하지만 통매음 등 성범죄는 그렇지 않다.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아도 결격사유에 해당해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날 때까지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의3호 가목). 또한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경우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날 때까지 임용이 불가능하다(같은 조 제4호).
이미, 공무원인 경우라면 통매음으로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을 받으면 당연퇴직 사유가 된다(국가공무원법 제69조).
사기업의 경우 원칙적으로 범죄경력조회가 불가능해 통매음 전과가 있더라도 불이익이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물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하려고 할 때는 문제가 된다. 의료기관, 학원, 체육시설, 어린이집 등이 대표적인데 해당 기관에선 구직자에 대해 성범죄 경력조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아청법 제56조 제5항).
일반 사기업도 간혹 회사 내규를 통해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는 자'를 규정한 경우가 있다. 여권 발급에 제한이 없는지 등을 확인해 우회적으로 전과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이 경우 여권 발급 제한 사유는 금고형 이상의 집행이 끝나지 않았거나, 아직 집행유예 기간인 경우 등에 한정된다(여권법 제12조 제1항).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과 얼룩소(alookso)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