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선생님 혼수상태 빠지게 해주세요"…출석정지 5일은 정당했다
"담임 선생님 혼수상태 빠지게 해주세요"…출석정지 5일은 정당했다
인스타그램에 교사 비방·합성사진 게시한 학생
출석정지 처분에 "부당하다" 소송 제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인스타그램에 담임교사를 비방하고 합성사진으로 조롱한 고등학생에게 내려진 '출석정지 5일'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학생 측은 "학교 밖에서, 하교 후에 한 행위"라며 교육활동 침해가 아니라고 맞섰지만, 법원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교권침해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티와 성적 불만…SNS는 교사 조롱의 장이 됐다
사건은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시작됐다. 학생 A군은 2023년 6월부터 약 6개월간 자신의 담임교사 B씨를 상대로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지속적인 비방과 조롱을 일삼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A군은 체육대회 반티로 군복을 입자는 의견을 교사가 반대하자 인스타그램에 "B 좀 혼수상태에 빠지게 해주세요", "평화로운 우리반의 빌런 B"라는 글을 게시했다.
기말고사 성적이 정정되자 이번에는 북한 아나운서 사진에 교사 얼굴을 합성해 단체 채팅방에 올리며 조롱했다. 교사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합성한 뒤 '외국인 전형', '국어 못함'이라는 문구를 담은 사진을 친구들과 돌려보기도 했다.
결국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는 A군에게 출석정지 9일 등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위원회 구성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행정심판에서 이 처분은 취소됐다. 이후 지역교권보호위원회가 다시 사안을 심의해 '출석정지 5일'과 특별교육 이수를 결정했고, A군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학생의 세 가지 주장 vs 법원의 판단
A군은 법정에서 세 가지를 주장했다.
첫째, 이미 9일간 출석정지를 이행했으므로 이번 처분은 '이중처벌'이다.
둘째, 하교 후 집에서 한 행위이므로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한 침해가 아니다.
셋째, ADHD 질환 등을 고려할 때 처벌이 너무 과하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박은지 판사는 A군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1. 이중처벌 아니다
재판부는 "종전 처분은 행정심판 재결로 효력을 잃었다"며 "이번 처분은 위법한 절차를 바로잡아 다시 내린 것일 뿐, 두 번 처벌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또한 A군이 이미 이행한 출석정지 기간을 고려해 추가 집행은 없을 것이며, 생활기록부 역시 9일에서 5일로 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 교사의 교육활동은 24시간이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교육활동의 범위였다. 재판부는 교사의 교육활동이 단순히 학교와 교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판결문은 "담임교사의 책임과 권한은 학생이 물리적으로 교문 밖을 나섰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보통신망을 통한 모욕 행위는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되고 재생산되어 언제든지 상존할 수 있어 그 침해의 정도가 더 클 수 있다"고 판시했다. 즉, 사이버 폭력은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교사의 교육활동에 지속적인 피해를 주므로 명백한 교권침해라는 것이다.
3. 재량권을 벗어난 처벌 아니다
재판부는 지역교권보호위원회가 A군의 행위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등을 점수화하여 총 13점으로 평가했고, 이는 출석정지 조치 기준(11~13점)에 부합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A군이 일부 사실관계를 다투는 등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지적하며, 처분이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법원은 "교권 보호라는 공익적 필요가 학생이 입는 불이익보다 크다"며 A군의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