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화장실에 똥칠하고 담배 피우고…결국 문 잠그는 사장님, 문제 없다
주유소 화장실에 똥칠하고 담배 피우고…결국 문 잠그는 사장님, 문제 없다
법적으로 공중화장실 맞지만
지자체 지정 개방화장실 아니면 강제 개방 의무 없어

이미지는 본문과 관련 없는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2년간 주유 안 하는 손님에게도 화장실을 열어줬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쓰레기 투기와 똥칠, 그리고 '여기가 네 땅이냐'는 고성이었습니다. 내일부터 화장실 문 잠급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주유소 사장의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고객 편의를 위해 개방했던 화장실이 일부 몰상식한 이용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자, 결국 주유 고객에게만 화장실을 제공하기로 결심했다는 내용이다.
한 주유소 사장의 절규 "여기가 공중화장실입니까?"
글을 올린 주유소 사장 A씨는 지난 2년간 주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화장실을 개방해왔다. 하지만 A씨가 마주한 현실은 참담했다.
차에서 나온 쓰레기봉투를 통째로 화장실 휴지통에 쑤셔 넣는 일은 다반사였다. 더 심각한 것은 흡연이었다. 주유소는 화재 위험 때문에 흡연이 엄격히 금지되지만, 화장실 바로 앞 기름탱크 매설지 인근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찔한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관광버스였다. 수십 명의 승객이 아무런 양해 없이 화장실로 몰려들었고, 일부 남성들은 주유소 뒤편에서 노상방뇨를 하기도 했다. 급기야 올해 초에는 화장실 벽과 바닥에 온통 인분을 묻혀놓고 사라지는 똥칠 테러까지 겪었다.
A씨의 인내심이 바닥난 것은 얼마 전, 또 다른 관광버스 승객과의 실랑이 때문이었다. 화장실 사용을 정중히 거절하자 "법적으로 어쩌고, 여기가 네 땅이냐?"는 삿대질과 고성이 돌아왔다.
A씨는 "주유소 화장실은 내 돈으로 수리하고 청소하는 엄연한 사유재산"이라며 "왜 불특정 다수에게 무상으로 제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주유소 화장실, '공중'인가 '개방'인가?
많은 사람이 "주유소 화장실은 당연히 써도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법적 지위를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핵심은 '공중화장실'과 '개방화장실'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유소는 공중이 이용하도록 화장실을 설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여기서 공중이란 해당 시설(주유소)을 이용하는 고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개방화장실은 공공기관이나 민간 시설의 화장실을 시장·군수·구청장 등 지자체장이 지정하여, 해당 시설 이용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개방하는 화장실을 말한다. 이 경우 지자체에서 편의용품 등을 지원받게 된다.
A씨는 "나라에서 지원받은 게 없기 때문에 개방화장실은 아니다"라고 밝혔는데, 이는 법적으로 타당하다. A씨의 주유소는 고객을 위한 '공중화장실'일 뿐, 불특정 다수를 위한 '개방화장실'로 지정되지 않았다.
"내일부터 문 잠급니다" 법적으로 문제없다
A씨가 주유하지 않는 손님에게 화장실을 개방하지 않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지자체에서 개방화장실로 지정되지 않은 이상, 모든 사람에게 화장실을 개방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또한, 주유소는 화재 위험이 큰 시설로, 흡연 등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빈번하다면 화장실 개방을 제한할 합리적인 이유가 된다.
무엇보다 화장실은 주유소 시설의 일부로 명백한 사유재산이다. 법적 의무가 없는 한, 재산 소유주는 자신의 재산에 대한 사용 방식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
물론 주유 고객에게 화장실을 제공하는 것은 사업의 일부로 볼 수 있다. A씨 역시 "내 기름 팔아주는 손님들에게는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이 점을 명확히 했다.
A씨의 결정은 혐오나 차별이 아닌,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일부 이용객들로부터 자신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권리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