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 PC에 깜빡 두고 온 카톡 대화, 동료가 몰래 백업했다면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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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 PC에 깜빡 두고 온 카톡 대화, 동료가 몰래 백업했다면 처벌될까?

2026. 08. 27 09:2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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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 다운로드 흔적 발견…상대방은 부인, CCTV엔 동료 모습 찍혀

공용 컴퓨터에서 삭제한 사적인 대화 파일을 동료가 몰래 다운로드한 정황이 포착됐다. / AI 생성 이미지

직장인 A씨는 공용 컴퓨터에 저장했다가 깜빡하고 삭제하지 않은 자신의 카카오톡 대화 파일을 뒤늦게 지웠다. 그런데 약 한 달 뒤, 동료 B씨가 이 파일을 다시 다운로드한 정황을 발견했다.


B씨는 A씨와 단둘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유일한 동료였고, 해당 시간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습이 CCTV에도 포착됐다. 하지만 B씨는 관련 행위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A씨는 B씨가 파일을 몰래 자신의 이메일이나 클라우드에 백업해뒀다가 들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매우 민감한 사적 대화가 유출됐다는 생각에 A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동료를 형사처벌하고 피해를 보상받을 방법은 없을까?


'완전히 삭제'했는데…한 달 뒤 발견된 동료의 접속 흔적


A씨는 지난 7월, 공용 컴퓨터에 개인적인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담긴 텍스트 파일을 저장했다. 이틀 뒤 파일이 계속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완전히 삭제했다.


그러나 약 한 달 뒤인 지난 8월, A씨는 컴퓨터의 최근 사용 파일(recent file) 목록에서 해당 파일이 열렸던 기록을 우연히 발견했다.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7시 13분경이었다.


A씨가 컴퓨터 사용 내역(USN history)을 조회하자, 7시 13분 15초에 웹 브라우저에서 파일이 다운로드됐고, 약 8분 뒤인 7시 21분 06초에 메모장 파일이 삭제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해당 시간에 근무하며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동료 B씨가 유일했다. CCTV에도 B씨가 그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던 모습이 담겨 있었다. A씨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B씨는 행위를 부정하며 대화를 피했다.


"공용 PC라도 사적 대화는 비밀"…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공용 컴퓨터에 잠시 저장된 파일이라도 타인의 사적인 대화는 법적으로 보호받는 '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비록 업무용 공용 컴퓨터에 실수로 파일을 남겨두었다고 하더라도, 그 대화 내용이 사적인 비밀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며 "동료가 이를 자신의 개인 이메일이나 클라우드로 전송하여 백업하고 나중에 열어본 행위는, 법에서 금지하는 타인의 비밀 침해 및 누설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망법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도 "공용 컴퓨터라 할지라도 개인의 카카오톡 대화록은 비밀 보호 대상이며, 이를 무단으로 백업하거나 제3자가 열람·다운로드한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형사고소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CCTV·PC 기록, 법적 증거 될까? "압수수색으로 결정적 증거 확보 가능"


B씨가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A씨가 확보한 디지털 기록들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의 강제수사가 이뤄지면 혐의 입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법무법인시티 이지훈 변호사는 "USN 히스토리, CCTV, 근무자 특정, recent 파일 기록이 확보되어 매우 강력하다"며 "상대의 부인은 정황 증거 앞에 무력하며, 수사기관이 압수수색·포렌식으로 이메일·클라우드에서 원본을 확보하면 결정적"이라고 짚었다.


법무법인 쉴드 박수범 변호사는 "처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실제로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하고 내용을 확인하였다는 점이 객관적 자료로 입증되어야 한다"며 "현재 확인하신 기록을 삭제되지 않도록 별도로 백업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변호사는 "파일이 열리고 삭제된 흔적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시점에 누가 사용했는지, 그리고 어디로 옮겨졌는지까지 연결되어야 한다"며 "폐쇄회로 영상은 보존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므로 지금 바로 보존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방은 부인, 합의도 거부…형사고소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도


B씨가 대화를 거부하며 행위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A씨가 개인적으로 접촉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오히려 스토킹 등으로 역고소를 당할 빌미를 줄 수도 있다.


법무법인 베테랑 유환선 변호사는 "직접적인 연락을 할 경우 스토킹처벌법 등으로 역고소를 당할 수가 있으므로, 변호인을 통하여 고소대리 절차를 진행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형사 고소와는 별개로 민사 소송을 통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정신적 손해가 크다면 형사 고소와 별도로 손해배상 청구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며 "상대방이 계속 부인한다면 변호인 조력을 받아 수사 초기부터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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